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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5화 본문

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5화

아마노프 2019. 12. 25. 23:15

결말로의 한 걸음


 하얀 눈의 세계에 표효가 널리 퍼져나갔다.
 충격파가 하늘을 덮은 구름을 날려버렸다.


 칠색의 노래와 신의 힘의 앞에서는 그저 관일 뿐, 맥없이 기능을 정지했다.
 시오리 안의 에너지에 의해 '쉐무하의 팔찌'가 힘을 회복했다.




 수천년의 시간을 지나, 팔찌는 채워져야 할 팔에 채워졌다.


 "이걸로... 해결인건가? 시오리"
 '그래, 나의 단편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걸로 당장 위기는 사라졌을 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났을 터다'


 츠바사의 말에 대답한 것은 시오리가 아닌, 목소리 뿐인 쉐무하였다.
 기분탓인지 상태가 좋은 듯 했지만, 반대로 시오리의 상태는 조금 이상했다.


 그도 그럴 터였다. 규격 외의 힘을 얻자마자 전투를 이어나가고, 성구*의 동화나 팔찌의 기동, 그리고 한순간이었지만, 쉐무하의 단편들의 결합에도 에너지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신의 힘과 신죽이기의 반발이 더욱 심해져, 고통이 악화되고 있었다.


 "시오리 씨, 괜찮으세요...?"
 

히비키가 내민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괜찮아, 히비키 씨... 아직, 아직 괜찮아읏!!!"

 
 하지만 그 손을 잡은 순간, 시오리는 지금까지 없었을 정도의 아픔을 느끼고 손을 놓은 채 뒤로 쓰러졌다.


 "시오리 씨!"
 '다가오지 마라, 타치바나 히비키!'


 쓰러진 시오리를 안아 일으키려고 하는 히비키를 쉐무하가 막았다.


 원인은 히비키가 장착한 궁그닐이었다. 궁그닐은 롱기누스, 즉 신죽이기다.
 그럴 셈이 아니었더라도, 신이나 마찬가지인 시오리에게 있어서 죽음에 이를 독이 되었다.


 "그런가, 타치바나도 같은 궁그닐이니까"
 '그 말대로, 내 힘을 받아들이고 있기에 지금 이 아이에게 너의 '기어'는 독이자 아픔이 된다. 손을 잡고 싶다면 기어를 해제라고 먼저 말했어야 했군'


 츠바사가 히비키 대신에 쓰러진 시오리를 안아들었다. 그 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겁게 느껴졌다.


 "츠바....사 씨..."
 "됐으니까 쉬어, 시오리"


 이 이상,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남극의 관을 정지시킨 것은 좋았지만, 아직 커다란 문제가 남아있었다.
 시오리 자신의 문제였다.




---


 정신을 차린 시오리는 빛이 없는 사막 위에 있었다.
 남극보다도 훨씬 춥고, 관의 얼음보다도 차가운 장소.


 이 장소의 이름을 시오리는 알고 있었다.


 '무(無)'다.


 문자대로 아무것도 없는, 어디까지나 인식하는 자가 존재하기에 형식적으로 사막이라는 지면이 형성되어 있을 뿐인 아무것도 없는 장소.


 묘하게도 이 '무'는 시오리의 의식 속에도 있었다. 인간은 진정한 무를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시오리는 이 광경을 몇 번이고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안이라면 쉐무하가 곧 맞이하러 오겠지 하고, 시오리는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여기에는 아무도 없어, 더이상 아무도"


 그렇지만 그곳에서 익숙한 자기 자신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모습은 자기자신,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붉은 눈.


 "당신은..."
 "카가미 시오리"
 "아니, 아니야"
 "뭐가 아니지"


 시오리는 절망에 빠진 붉은 눈을 한 소녀는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시오리는 결정적인 차이를 보았다.


 "당신은...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으니까"


 소녀는 분노한 표정으로 시오리와 거리를 좁혀 손으로 목을 쥐었다.


 '나는... 카가미 시오리다!"


 그녀는 불꽃과도 같은 붉은 모습으로 바꾸고, 시오리르 재의 사막에 밀어 너머트렸다.


 "...당신은, 내가 아니야. 미래의 나도, 다른 세계의 나도... 아니야"


 피닉스 기어를 장착한 소녀에게 시오리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기어를 장착하지도, 손을 뻗지도 않았다.
 그녀가 목을 졸라 꺾으려고 힘을 주었지만, 결코 시오리는 죽지 않았다.


 "어째서..."


 소녀의 볼에 눈물이 흘렀다.
 어느새 그 살의에 가득찬 얼굴은 울상이 되어 있었다.


 "어째서 죽어주지 않는거야! 네가 죽어주지 않으면! 나도 사라지지 않는데!"


 소녀가 시오리를 죽이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존재하는 미래에 도달할 가능성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것은 시오리 자신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의심, 아니 확신이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은 피닉스의 힘을 선택했어? 어째서 '죽는다는' 선택을 하지 않았어?"
 "어..."


 시오리가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카가미 시오리는... 피닉스의 힘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선택지를 '버렸다'.


 "내 안에 더이상 피닉스는 없어. 나 자신이 피닉스가 되려면 앞으로 한 번, 피닉스의 힘으로 되살아나야 하지. 하지만 나는 그 선택을 하지 않아. 그래서 '피닉스의 파우스트 로브'를 츠바사 씨의 아버지, 야츠히로 씨에게 맡겼지"


 그러니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설령 야츠히로가, 많은 이가 시오리의 소생을 바란다고 해도 시오리 자신이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시오리가 로드 피닉스로서, 영원한 존재가 될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
 그렇다면 눈 앞의 소녀는 시오리가 아니었다.




 "당신은 누구야? 뭘 위해, 여기에 있는거야?"


 "시끄러... 시끄러워!!! '■■■■■'!!'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평정을 잃고 외치는 소녀가 시오리를 향해 불꽃의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이 시오리를 베는 일은 없었다.
 그 모습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을... 나를 죽이고! 이 미래를 거부할거야! 그것 밖에, 그럴 수 밖에 없어!!"


 선혈과도 같은 붉음은 색을 잃어 회색이 되었다. 하지만 살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사라져버려...! 그러니까!!"


 확고한 신념과 사랑을 가지고, 회색의 소녀가 외쳤다.


 "힘을 내놔!! 로드 피닉스!!"


 허무 그 자체가 된 세계를 불태우며, 소녀는 스스로를 묶는 감옥을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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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살과 신의 힘의 대소멸, 그것이 초차원적인 현상을 일으킨 것 같다.


 '시간을 맞춰 다행이다. 네가 무로 사라지기 전에 눈치채서 다행이군'


 시오리가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 그곳은 평소와 같은 무지갯빛 결정의 대지, 자신의 마음 속이었다.


 "저는 어떻게 됐었던 건가요"
 '우리들 아누나키도 알지 못하는 장소를 향해 의식체가 '방출'되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끌어당겨 이 쪽에 묶어놨지만... 그 쪽에서 뭔가 본 것은 없나?'


 쉐무하가 말한 대로, 시오리가 본 것은 아마도 환상이나 자신의 망상 같은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사라진 세계에 울고 있는 소녀가, 있었어요. 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제가 아니었어요"
 '모습을 흉내낸 타인,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세계... 네 인과의 원인인가'
 "네, 전에 이야기 했었던 제가 영락한 모습... 그것도 저 자신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본적인 해결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걸음씩 '결말'을 향해, 인과가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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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聖躯 성스러운 몸/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