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로 아쿠스틱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2화 본문
숙명
"당신은..."
갑자기, 자신의 의식 속에서 나타난 새로운 '존재'에 시오리는 곤혹을 느꼈다.
확실히 따지고 보면 엘프나인과 캐롤은 동일한 존재였다. 그 안의 존재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 캐롤은 완전한 '무'에서 나타났다.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는건 두 번째인가, 안심해라. 네 안에서 날뛸 생각은 없어... 그보다"
시오리의 경계하는 모습에 코웃음치고, 안고 있는 엘프나인에게 시선을 향했다.
"네, 역시 '죽음'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는 것은... 꽤 힘드네요"
엘프나인은 시오리의 기억을 읽어냈다. 하지만 피네와의 싸움으로 '죽었을' 때의 기억을 읽어들여 커다란 데미지를 입은 것이다.
마리아나 엘프나인 자신의 기억과 의식에 '죽음' 그 자체는 없었다. '원형'인 캐롤도 자신의 '죽기 전'의 기억까지를 전해주었다. 그러니 엘프나인은 지금, 처음으로 '죽음'을 맛보게 된 것이었다.
"이것이,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살아있다는 기쁨이네요"
의식 안이라고는 하나, 자신을 안아주는 캐롤의 따뜻함, 그리고 시오리와 쉐무하의 존재를 느낄 수 있음에 엘프나인은 감사했다.
"자아, 사정은 대체로 이해하고 있다. 나의 '돌아갈 장소'는 엘프나인과 같은 몸,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너의 상태를 확인하면 되는 것이지?"
"맞아요. 그런데... 일단 엘프나인을 쉬게 하고 나중에 다시 하는 것이 어떨까요"
시오리는 기억이나 지식의 공유의 심각함, 중대함을 알지 못해서 하마터면 엘프나인을 죽여버릴 뻔 했다.
죄악감, 안도, 불안,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서, 빈말로도 정신상황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엘프나인의 상태를 우선해야 한다, 고 말했다.
"아니, 지금 해야 해요"
하지만 엘프나인은 결심에 불타는 눈동자로 시오리에게 계속한다고 말했다.
"아직 연금술사로서 미숙하고, 아직 진리는 멀어 보이지도 않는 저라도... 지금은 저보다 시오리 씨 쪽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그 정도에요"
"그런 것이다. 너 자신은 꽤나 둔감한 것 같지만... 그 존재 상태는 불안정하지. 폭발이라도 한다면 네가 축적한 '저주'와 '인과'가 온 세상에 뒤덮일 테지"
"그 정도인가"
시오리로서는 최악의 경우, 자신이 사라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금술사가 봤을 때, 그 정도로 자신의 존재가 위험하다고 말한다.
'나는 잘 모르겠군. 알려주지 않겠나'
더욱 상위의 존재일 규격 외의 신, 쉐무하 또한 그에 놀람과 의문을 품었다.
아눈나키도 완전한 존재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초현실적인 힘을 다루었다. 그러나 모르는 것도 있었다.
잘 생각해보면 카가미 시오리의 상태는 아눈나키가 봐도 이레귤러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
"이 녀석은, 카가미 시오리는 '생과 사의 순환' 그 자체를 내포하고 있지. '신의 힘'과 '신 죽이기'의 힘이 더욱 더해져 강력한 것이 되어 불안정해진 상황이다. 만약 이대로 신이 되거나 힘 그 자체를 손에서 놓는다면... 나를 이렇게 되살린 것처럼 '분별없이 죽은 자를 되살려버려' '누구도 죽지 않는 세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가 죽으면, 누군가가 태어난다.
생명의 순환은 생과 사, 분해와 재구축으로 구성돼 있다.
누구도 죽지 않는다면, 지상은 사람으로 넘칠테고, 거기에 죽은 자까지 소생한다면 더이상 지상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존재와 무의 순환마저도 피탄이 일어나고 물질적으로도, 에너지적으로도, 우주의 법칙이 완전히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그렇게나'
쉐무하는 오래 전 잊혀진 자신들 아눈나키들에게 있어서도 너무나 커다란 스케일의 이야기에 무심코 멍한 얼굴이 되었다.
"나로서도 믿기 어렵다. 어떻게 이 계집이 그런 바보같은 스케일의 인과를 짊어질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군.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어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돼"
자신들이 만든 인간이라는 단말이 어느덧 거대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커다랗게 된다고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마치 아이가 축제의 노점에서 산 염색된 컬러 병아리가 성장해 닭이 되어 뒤치닥거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과 같았다.
'어쩌지'
"어쩌지가 아니야! 어떻게든 하는거야! 너도 신으로서 자각이 있다면 도와!"
"하에-..."
"하에-는 무슨! 뭐야 넌 대체 어디서 이런 인과를 모아온거냐!"
머리를 감싸쥔 쉐무하, 이미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시오리에게 캐롤은 무심코 분노를 느꼈다.
"나참! 어째서 이런 바보들이 힘을 지닌 거냐!? 그 타치바나 히비키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는 바보들 투성이다!"
엘프나인은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카가미 시오리의 안에 숨겨진 터무니없는 인과를 찾아내기 위한 '해부'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이 별에서 최고의 연금술사인 캐롤, 그리고 개조를 집도할 의사인 쉐무하마저 곤란해할 정도의 문제 환자 '카가미 시오리'의 치유가 시작되었다.
---
"어째서, 나는 또다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검은 하늘 아래서, 진홍의 불꽃을 두른 소녀가 있었다.
보이는 것은 전부 재, 재, 재.
그녀는 햐안 사막 위에서 눈을 떴다.
그 모습은 카가미 시오리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그녀는 '재앙의 신'이라는 것이다.
로드 피닉스, 카가미 시오리가 도달한 운명 중 하나.
생명과 죽음의 순환에서 벗어난 불멸이자, 모든 것을 멸하고 자신의 바람마저도 불태워버린 애처로운 말로.
"아아, 그러고 보니 카르마노이즈를 보내서 이세계를 분단시켜 죽이는 것은 실패였구나"
신의 힘을 이용해, '티포쥬 사토'의 잔해에 틀어박혀, 지구 전체를 에너지로 환원해 평행세계를 참고해서 재구축해 이상의 세계를 만드는 계획은 '어째선지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찌꺼기를 사용해서, 적어도 과거의 자신을 말살해 이곳에 다다르는 운명을 없애버리고 없던 것으로 만들자는 일을 계획했다.
하지만 카가미 시오리는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강한 인과를 짊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 이 장소에 로드 피닉스가 더욱 강한 상태로 존재하는 미래로 변했다.
"나는 당신이 되지 않아, 인가. 안타깝네... 아무래도 우리는, 최후에는 외톨이가 되는 운명인 것 같아"
한 때 지구라고 불리던 별의 하늘에 태양은 없었다. 달도, 별도, 모두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는 조화따위 없는, 완전한 허무 뿐.
허무 속에서 붉게 불타는 가슴 속 아픔만이 남았다.
"나는... 모두와 살아가길 바랐을 뿐인데! 어째서... 어째서어!!"
'번역 >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4화 (0) | 2019.12.25 |
---|---|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3화 (0) | 2019.12.24 |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1화 (0) | 2019.12.21 |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30화 (0) | 2019.12.20 |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29화 (0) | 2019.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