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로 아쿠스틱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2화 본문
혼자만의 시간, 두 사람만의 시간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아 학교를 쉬었다.
원인은 뭐어, 뭐랄까.
츠바사 씨의 라이브를 회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 때문이다.
확실히 사령관이 녹화한 영상을 받은 덕분에 내용은 보기는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러므로, 더욱이 회장에서 보지 못해 후회스러웠다.
무엇보다도 권유해준 츠바사 씨에게 정말 미안한 기분이 들어 참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츠바사 씨와 만나는게 두렵다.
요컨대, 도망치기 위한 휴식이다.
변함없이 내 이런 점은 바뀌지 않았다. '바뀌지 않는구나-'하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이 내키지 않달까, 도망칠 수 있을 때까지 도망쳐버리는 성향이 말이다.
얼른 츠바사 씨와 만나서 사과하는 편이 분명 편해질 태지만... 애초에 그게 가능하다면 나는 소심한 성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쉬자. 최근에는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지쳤다.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은 중요하다.
정말로 최근에는 크리스 씨나 츠바사 씨. 타치바나 씨...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과 말 할 일이 많아서 지쳤다.
말 하는것 자체는 싫지는 않지만서도, 생각 없이 하는 척수반사적인 토크나 게임 방송 같은 것이 하고싶다.
책상을 보면 쌓인 게임이 어느새 늘어나 있었다. 주자가 되었을 때부터 게임을 할 시간도 줄었다. 하루 종일 싸우는 일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고민들에 파묻혀서... 하아.
땡땡이 친 김에 게릴라 방송이나 할까.
“안녕하오링, 이런 시간에 보고있는 너희들은 뭐 하는 녀석들인거야~? 오링은 오늘 쉬어요.”
‘땡땡오링’, ‘야근이라고’, ‘백수우!’ 평소보다 훨씬 적은 1000명 정도의 시청자. 그래 그래 이거야 이거. 이렇게 적은 수로 방송하고싶었어.
“이야~ 어제 츠바사 씨의 라이브 대단했죠. 감동했어요... 그보다 오늘은 게임 방송. 쌓인 게임을 소화할거에요.”
‘오링이라면 갔을거라고 생각했다’, ‘어제는 방송이 없어서 아쉬웠어’, ‘무슨 게임을 할까’ 좀 찔리는 코멘트도 있지만 어쨌든 기분을 바꿔 쌓였던 게임 중 하나를 골랐다.
“BL 게임은 괴로워 할 사람이 많을 때 하고 싶으니까 오늘은 슈팅이나 할까~”
왠지 어제의 싸움을 떠올렸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슈팅은 비교적 좋아하는 장르이다. 스코어를 높이는 거나 스스로를 제약하며 플레이하는 거나.
“좋아, 오늘은 폭탄 없이 해보려고 해요.”
‘오랜만에 오링이 슈팅게임을’, ‘이거 폭탄 안 쓰면 죽지 않나?’, ‘총을 안 쓰는게 스코어를 더 높일 수 있어. 난이도는... 뭐’, 오늘 할 게임은 스탠다드한 타입의 슈팅게임이니까 아이템을 얻고 적에게 쏘는 만큼 스코어가 오른다. 위력이 오르면 적에게 맞추는 수가 줄어들어 스코어도 줄어들어 버린다.
첫 플레이지만, 단련해온 이 동체시력으로~!!!!!!
“안돼 뭐야 위험해 어째서 갑자기 기어드는거야 이 녀석”
‘처음부터 이렇게 나오나!?’, ‘쎈 척 실패’, ‘ㅋ’, ‘피할 수 있는건가(곤혹)’ 적이 레이저를 쏘는 채로 다가오는걸 필사적으로 회피하면서 탄을 때려박는다.
“아잣! 이 거리라면 탄이 퍼질 틈도 없지!! 으랴!”
‘다른 사람과의 거리는 메우지 못하는데 적과의 거리는 메우는 여자’, ‘배짱도 좋지’, ‘몰려버린 오링은 흉폭하니까...’ 코멘트가 눈에 들지 않을 정도로 게임에 열중한다. 오늘은 노 미스였다. 역시 나다.
...아이템은 신경도 쓰지 못해서 스코어는 전혀 오르지 않았던건 보지 않은 걸로 해 두자.
"아, 무리에요 이거. 폭탄 쓸게요 그냥."
'역시 그렇지', '그래도 미스 하나도 안 뜬건 쩌는데...', '폭탄 쓰지 마' 하지만 좀 무리라 폭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폭탄... 꽤 좋다.
뭐 슈팅은 동체시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적의 배치를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첫 판은 힘들다고요, 네.
"엄청 재밌게 하긴 했는데요. 뭔가요, 이 폭탄 너무 쎈거 아니에요? 폭탄의 힘에 빠져버리네요 이거."
'다크 사이드에 떨어진 오링', '원래부터 오링은 어둠 쪽이잖아!' 압도적인 파워로 쭉쭉 밀었다. 결국 보스를 쓰러뜨리고 1회차 완료다.
"그럼 노 미스로 완주한 감상은 말이죠. 폭탄 없으면 무리네요. 폭탄을 전제로 한 난이도에요 이거..."
'폭탄 안 쓰고 한다며!', '하지만 처음인데 노 미스라니 말도 안 돼!', '수고링' 의외로 흥분해서 한 탓인지 피곤해졌다. 일단은 낮 방송은 여기까지 하자.
하아, 가끔은 이런 요란하지 않은 방송도 나쁘지 않네. 옛날이 떠오른다.
아직 내가 중학생이었을 적에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시청자 수가 100명 있으면 최고였고 심할 때는 10명도 없었다.
그 때는 귀엽고 꺄꺄거리는 캐릭터로 시청자 수를 늘려서 마치 소위 오타쿠 동아리의 공주같은 느낌이었지만... 적선받듯이 번 돈으로 장비를 산 다음부터는 본성을 드러내 게임 방송과 라디오 방송을 시작해서 단숨에 시청자 수를 2000명까지 늘렸다.
덕분에 '결국 정체를 드러냈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본성을 숨기지 않으니 꽤나 즐거워졌다.
꾸며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좋은거다. 나 자신인 채로 있는 것이 행복이야. 하아, 어둠은 좋다고...
그러고 있자니, 아직 점심 쯤인데도 인터폰이 울린다.
없는 척을 한다.
인터폰이 울린다.
없는 척.
전화가 울린다.
받았다.
"시오리, 괜찮아?"
"어, 츠바사 씨?
"또 없는 척 한거지."
"지금 나가요."
바보같은, 어째서 이런 시간에 츠바사 씨가... 그보다 츠바사 씨인가...
만나는거 무서운데...
"다음부터는 전화부터 먼저 할게."
"그렇게 해 주세요. 우리 집은 방문판매 같은게 귀찮아서 기본적으로 인터폰에는 반응 안 해요."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츠바사 씨를 집에 들인다.
"차 드실래요?"
대체 뭐 때문에 왔을까. 학교와 어떻게 한 걸까.
"그 전에."
엣.
어째서 나.
츠바사 씨에게 안긴 거야.
거기다 정면에서.
어, 잠깐.
안아주는 이유를 알려줘요!!
"고마워, 시오리. 나를, 내 꿈을 지켜줘서."
"엣.. 앗... 저, 저로서는 말이죠!? 당연하달까! ...소중한 사람의 꿈을 지키는건 당연한 거에요!"
안 돼. 안 돼. 이상한 목소리가 나온다. 너무 흥분했어!
츠바사 씨 너무 따뜻해!
"하지만 그 덕분에 기대하고 있던 라이브를 망치지 않았잖아?"
"...네"
심술쟁이같은 미소를 띈 츠바사 씨. 어째서!? 무슨 생각을 한 거야!?
그보다 얼굴과 얼굴이 가까워! 츠바사 씨의 얼굴이 가까워!!!!
"그래서 노래를 불러주러 왔어. 시오리만을 위해서...말야?"
말야?라니 ... 귀여워죽겠다고... 다시 코피가 터질 뻔 했다...
"하... 학교는 어떻게 하셨나요."
"땡땡이 쳐버렸어."
"쳐버렸어가 아니잖아요!? 뭐 하는 거에요!?"
"그렇지 않음 시오리는 듣고 싶지 않은거야? 내 노래."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츠바사 씨에게 나는, 나는...
"듣...고 싶어요..."
"알았어. 후훗..."
츠... 츠바사 씨는... 심술쟁이... 내가 츠바사 씨를 거절할 수 없다는걸 알고서 이러는 거죠!?
"그런데 정말로 기뻤지만, 동시에 걱정도 했어. 너는 실전이 처음이었잖아. 그러니 이건 나를 걱정시킨 벌이야. 조금 더 이대로 있으렴."
앗! 안 돼요. 안 돼요... 이제 항복이에요. 나는 츠바사 씨에겐 평생 이길 수 없어요.
이런 애처로운 소심쟁이를 괴롭히면서 재밌어하는 츠바사 씨는 정말 너무해요!
"시오리는 몸이 차구나."
"앗앗아...앗... 츠바사 씨가 너무 뜨거운 거에요!"
"갑자기 뜨거워졌네."
앗... 아아... 잠깐 츠바사 씨. 그건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내 마음을 가지고 놀지 마세요!!
"그렇지, 이대로 노래를 부를까."
엑... 엑!??!!??!?!
츠바사 씨의 얼굴이 내 귓가에...
―――!!!!!!!!!!
안 돼, 이건 죽어버려.
허리에 힘이 풀려버렸어.
츠바사 씨가 내 귓가에서 노래를 속삭이는 걸로 내 뇌는 아마도 90퍼센트는 녹아버렸다.
"저기 괜찮아? 시오리?"
바닥에 축 늘어져버린 내 옆에 앉은 츠바사 씨. 그보다 츠바사 씨의 목소리가 들린 것 뿐인데 또 오싹오싹하다.
"읏... 츠바사 씨는 너무해요. 어디서 그런 기술을..."
"시오리의 바이노럴 속삭임 방송을 참고했어. 처음으로 들었을 때는 나도 등이 약간 저릿저릿했지."
아... 그건가~ 내 무덤을 팠구나~~~.
"아마도 말이죠... 나는 지금 그 수 천 배 정도의 위력으로 당해버렸어요. 반죽음이에요. 조금만, 조금만 쉬게 해주세요."
정말 츠바사 씨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네.
내 머리가 푸딩에서 쉐이크가 돼버렸어요. 몸도 뜨거워졌고. 정말 지독해요.
"후훗... 정말로 시오리는 내 노래가 좋구나."
"...네. 하지만 그 노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장난이 아니에요. 좀 봐주세요. 부서질 것 같아요."
"부서지면 어떻게 되는걸까."
"...나도 몰라요."
"그럼 한 번 부숴볼까."
앗,엣, 설마.
"그럼 노래 부른다."
또다시 안겨서... 엇.
에에에에에에엑!!!!!
행복이란 것도 정도를 넘으면 죽을거같구나 이거.
아까부터 코피가 뚝뚝...
아아... 결국 츠바사 씨의 옷이 내 피로 더러워져 버렸어...
"그렇게 기뻐하니까 나까지도 기뻐지네."
"츠바사 씨."
"왜~에?"
왜~에가 아니에요!!!!! 너무 귀엽잖아!?
"정말로 심술궂네요. 츠바사 씨는."
결국, 오늘은 밤 방송도 쉬게 되었다.
츠바사 씨의 노래가 계속 귀에서 떨어지지 않아 도저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정말로 행복한 한 때였다.
혼자서는 결코 알 수 없었을, 두 사람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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