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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0화 본문

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0화

아마노프 2019. 9. 12. 22:20

너의 노래를 지키고 싶어


 드디어 츠바사 씨의 라이브 날이 왔다. 입장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서 도시를 산책했다. 당연하게도 남장인 채다.


 오늘은 방송을 쉬고 츠바사 씨의 라이브를 즐기기 위해서 모든 일정을 캔슬, 혹은 미리 끝냈다.



 회장은 예전 그 '참극'이 있었던 장소.


 츠바이 윙의 한 날개인 '아모우 카나데'가 죽은 장소.


 거기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츠바사 씨가 그 참극을, 카나데 씨의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서일까.
그 답은 분명 오늘 츠바사 씨의 노래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모우 카나데라는 사람을 잘 모른다. 츠바이 윙으로서의 그녀, 궁그닐의 주자였던 그녀, 그리고 죽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타치바나 씨가 주자가 된 이유가 되었다는 것. 그 정도밖에 모른다.


 그러니 내가 그녀를 화제로 삼을 일은 없다. 츠바사 씨를 상처입히는 것이 무서우니까. 츠바사 씨에게 미움받는 것이 무서우니까. 그녀에 대한 화제는 내 안에서 터부가 되어 있다.





...


 계속해서 생각하면서 걷다보면 인적이 드문 장소로 향해버리는건 내 나쁜 버릇이다. 아직 17시. 시간에 여유가 있다. 여차하면 택시를 부르면 된다. 그 정도의 돈은 있다.



 방치된 벤치에 허리를 기댔다. 이 이상 흐느적흐느적 길을 헤메다가 츠바사 씨의 라이브에 늦는다면 후회로 끝나지 않는다. 아마도 당분간은 풀죽어 있겠지.



 ...나에게 있어 츠바사 씨는 언제나 빛나는 스테이지 위의 존재다.
 하지만 츠바사 씨는 내가 어디에 있으면 싶을까?


 방관자, 스트리머인 나에게 있어 '친구'는 미지의 거리, 대체 어디 쯤에서 걸어야 되는 걸까.


"옆에 앉는다?"


 갑자기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든다.


 "크리스 씨, 다시 만나네."
 "응, 왠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길래 말이야."
 "마치 내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온 것처럼 말하네."
 "있구나. 고민이."
 "항상 있어. 사람은 고민과 어둠에게선 도망칠 수 없으니까."


 오늘은 그렇게 더럽지도 상처입지도 않은 모습이다. 조금 안심했다.
 이 수수께끼의 소녀는 대체 어떤 이유로 헤매이고 있는 걸까.


 "그럼 고민 교환이라도 할까."
 "그게 뭐야."
 "나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데, 공버..시청자들과 고민을 털어놓거나, 일방적으로 주절거리거나 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네 시청자는 왠지 헤메이는 어린 양 같은 이미지가 있네,"
 "그저 콩벌레일 뿐이야. 바위 밑에 있는 것 같은 음지 생물같은 녀석들이지."
 "엄청난 비유네... 그럼 네 고민을 털어놔 봐. 네가 말을 꺼냈으니 먼저 말 해."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네 크리스 씨. 겨우 두 번 만났는데 거리감을 휙휙 줄여온다. 분명 본래는 밝은 성격이겠지.
 지금은 분명 커다란 어둠을 안고 있을테지만 그녀가 본래 있을 곳은 '햇빛이 쬐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 친구가 뭔지 모르겠어. 동경하던 사람이 기왕 친구라고 불러줬는데, 어디에 있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솔직히 말해서, 그 사람의 곁에 있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자꾸 생각하게 되네."
 "성가신 녀석이네. 나에게 지금 이렇게 하는 것처럼 옆에 있어주면 되는거 아냐?"
 "그건 크리스 씨와 관계가 그렇게 깊지 않으니까 가능한 거야. 내가 무서운건 환멸받는 거야. 그 사람에게 미움받으면 살아갈 수 없, 을지도 몰라.
 "...모르는 것도 아니야."
 "내 고민은 말 했어. 다음은 크리스 씨가 말해 줘."


 그나저나 나 답지 않네.
 역시 츠바사 씨나 타치바나 씨와 만나서 나도 변한걸까... 어쩌면 변할 수 밖에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나라면 처음에 크리스 씨와 만났을 때, 그대로 그 장소를 떠나서 이렇게 다시 만날 일도 없었을테지. 고민을 나누다니, 있을 리가 없었겠지.


 나도 변하게 된걸까. 겁쟁이인 채가 아니라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된 걸까.


 "나는 고민하고 있어. 나에게 뻗어진 손을 잡아버릴까,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있을까."
 "잡으면 돼."
 "쉽게 말하지 마."
 "그도 그럴게 지금은 길이 막혀있는 상황이잖아. 의식주가 채워지지 않고 있고. 예의라던가 사상같은건 다 채워졌을 때 하면 돼."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적 부모가 먹을 것을 집에 채워놓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문에 밤 늦게까지 굶주리던 시기였다. 그 시절에는 제대로 생각도 할 수 없어서 마치 우리에 갇혀 굶주리는 야수처럼 생활했다.


 "그런, 간단한 일일까."
 "여차하면 내 상사에게 말해서 이것저것 준비해줄 수 있어. 이렇게 보여도 나는 국가에 백업을 받고 있으니까."
 "뭐어!? 뭐 하시는 대단한 분이시냐 너는!?"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 숨겨진 모습은 인기 스트리머, 그리고 그 정체는 정의의 히로인."
 "아니, 영문을 모를 소릴..."
 "뭐 농담은 제쳐두고, 어른에 의지할 수는 없어?"
 "...그래."


 음, 역시 어른에 대한 불신이 있나. 학대나 그에 준하는 상태같네...
 역시 사령관에게서 일이라도 알선받아서... 자립, 혹은 독립하는게 최선인 것 같네!


 "그러면 어른이 되어버리면 되는거야. 어차피 인간은 언젠가는 나이를 먹어 어른이 돼. 나도 일하고 있고. 그런 법에 자세한 사람을 알고 있으니까 일단은 자립해서 생활해보는게 어때? 거기부터 고민을 해결하면 되는 거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역시 지금 살아가는 거라고.


 "너, 어떻게 살아온거야..."
 "대놓고 말해서 부모가 방치해 몇 번이나 죽을뻔해서 냉큼 혼자 살 수 있게 되고 싶었지. 중학생 시절부터 방송으로 벌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건 좀 과장이고, 광고로 받는 수입으로 용돈을 빌어먹는 정도다.


 부모에게 방치된건 뭐, 응,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보니 시간이 되었다. 슬슬 회장으로 가야 한다.
 날도 어두워지고 있고...


 "읏...!?"
 갑자기 크리스 씨가 뭔가를 깨달은 듯 내 어깨를 잡았다.


 "무슨 일이야?"
 "재야. 노이즈가 근처에 있어."


 확실히 잘 보면 바람에 검은 것이 흩날리고 있다.


 그보다, 뭐!? 어째서 이런 시간에 노이즈!? 기다려 이러면 츠바사 씨가 '싸우지 않으면' 안 되잖아!!!
 츠바사 씨, 지금부터 라이브인데!?


 ...게다가 라이브를 기대하고 있는건 나 뿐만이 아니다. 수 많은 팬들, 그리고 츠바사 씨 자신.
 이전에 나에게 티켓을 건네주었을 때 정말 기쁜듯이 웃고 있었단 말야!!!


 그런데 이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노이즈들은...
 노이즈...


 그래, 있잖아. 내 손에.


 "미안 크리스 씨. 잠깐 비밀로 해 줬으면 하는게 있는데."
 "이럴 때 뭐야. 위험하니까 도망쳐."


 "나, 노이즈랑 싸울거야."


 내 휴대폰이 울린다. 그건 2과에서 온 연락이었다.


 "네 카가미에요."
 "카가미 군, 바로 그 장소에서 도망쳐! 노이즈 반응을 탐지했다!"
 "사령관님, 제가 싸울게요."
 "카가미 군!!"
 "츠바사 씨는 라이브를 기대하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지켜진 만큼 오늘정도는 제가 지켜도 되지 않을까요."
 "기다려, 카가미 구.."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가슴의 펜던트를 손에 쥔다.


 "어이, 너.. 그건..."
 크리스가 내 팔에서 손을 뗀다.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 숨겨진 모습은 인기 스트리머, 그리고 그 정체는 정의의 히로인. 자... 이중에 거짓말인건 뭘까."


 이카로스의 성영을 영창한다. 어둠 속, 더욱 더 검은 어둠이 나를 휘감아 '달'과 같은 색의 은회색 갑옷을 걸친다.


 "정답은 인기 스트리머. 사실은 요즘에야 겨우 주목받는 스트리머 정도야."


 이건 내 나름의 조크. 크리스 씨를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다.


 과연 내가 크리스 씨를 지키면서 싸우는게 가능할지 조금 불안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크리스 씨는 내가 지킬거고, 노이즈는 전부 쓰러트릴 테니까..."


 "뭐가 괜찮다는 거야. 떨고 있으면서."


 그러면서 또 다시, 크리스 씨가 내 손을 잡는다.


 "나도 싸울게."


 그리고 크리스 씨가 '노래'를 읊조린다.

 
 밝은 빛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틀림없이 우리들과 같은 심포기어.



 ――저 아이도 심포기어를 가지고 있었어


 그건 언젠가 타치바나 씨에게 상담을 해줄 때 들었던 것. 적으로 있던 소녀가 심포기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 때는 그래 그래 하며 흘려듣고 있었는데.
 설마, 그게 크리스 씨야...?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 어른들처럼 나에게 이상한 동정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는걸 알아. 그러니 냉큼 노이즈 놈들을 쓰러뜨려버리자."


 ...그래. 지금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츠바사 씨의 라이브를, 츠바사 씨의 노래를 지키기 위해.

 

 

 

 

 

 


 나는 싸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