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로 아쿠스틱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19화 본문
비루한 적갈색이 아닌
카마쿠라의 저택, 가면을 쓴 두 사람의 시녀가 시립해있는 방에서 후도와 시오리가 대면하고 있었다.
"흠, 전과 비교하면 꽤나 제대로 된 얼굴이 되지 않았느냐"
명백하게 늠름해진 시오리의 표정에, 후도는 조금 곤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 그 손으로 사람을 죽인 자 특유의 번민과 후회의 표정과 확실히 달랐다. 강한 결의를 품은 자의 얼굴.
말하자면 후도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요도'. 하지만 지금의 시오리는 '마검'과도 같은 강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바라던 것과 좀 다른게 만들어졌지만, 이건 이것대로 틀림없이 '힘을 휘두르는' 인간은 된 것이기에 결과적으로는 문제는 없었다.
"...용건을"
더이상 언제나 위압감을 발산하던 소녀가 아니었다.
마치 물로 된 벽과도 같이 위압감을 줄이고,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너희들의 기개없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 하지만 너무나도 지나치기에... 이몸이 손을 빌려주기로 했다. 오랑캐들에게 이 이상 당한다면, 틀림없이 나라가 불탈테지... 그건 이몸의 바람이 아니다"
오랑캐... 연금술사에 의한 여러가지 사건, 그것은 후도가 꾸민 일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전부 얻었다.
즉 이미 '용건은 없음'. 처리 페이즈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 처리를 행하는 것은 시오리와, 후도가 준비한 '장기말'.
신호와 함께 세 명의 인영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처음 뵙겠어요. 카가미 준위... 우리들은 노블레드. 지금부터 당신과 함께 일을 하게 됐어요"
인사를 한 것은 '한 때' 파바리아 광명결사에 소속되어 있던 자인 바네사.
그리고 그 뒤에 선 이는 짐승귀를 가진 소녀 '엘자'와 박쥐의 날개를 가진 소녀 '밀라알크'.
"이들은 한 때 결사에 의해 불완전한 괴물로 개조당해 비참한 실패작이 되어버린 실험체. 여간해서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 걸을 수는 없겠지... 그래서 이몸의 밑에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돌봐주고 있다. 적이 결사의 잔당이라면, 결사에 대해 자세하게 아는 아군이 있다면 편리하겠지?"
프랭크와 벨을 처리하기 위한 장기말, 그것은 그들 결사의 연금술사가 실험체로 밖에 보지 않았던 괴물의 실패작.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이용한다. 그것이 후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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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그것은 달콤한 말.
미래, 그것은 바라마지않는 것.
노블레드는 자신들의 바람을 위해 후도의 졸개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긍지를 버린 것은 아니고, 결코 완전한 괴물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사람다운 행복을 가지고 싶다.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더이상 누구에게도 버려지고 싶지 않아. 쓰기 쉬운 도구 취급을 받고싶지 않아.
약하다는 이유로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쓸모없다고 버려진 자들과 함께 일하게 된 이는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
그 이력은 이미 조사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사랑받고, 동료를 가졌고, 힘을 가졌고, 그리고 이형의 모습에서 사람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이 바라는 것 전부를 가진 사람이었다.
거기에 있는 것은 선망과 질투였다.
어째서 그녀는 사랑받고 있는데, 자신들은 그렇지 않는가.
어째서 그녀는 힘이 있는데, 자신들은 그렇지 않은가.
어째서 그녀는 인간으로 돌아왔는데, 자신들은 그렇지 않은가.
카가미 시오리라는 소녀를 알면 알수록, 그 밑에서 부려진다는 것에 분함과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시오리는 그걸 알지 못했다.
서로 첫 만남이었으니까.
원망하는 것도, 증오하는 것도 번지수가 틀렸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가는 별개이다.
틈을 보인다면 그걸 이용할 셈으로 왔다.
철저하게 이용하고, 역으로 착취할 생각이었다.
"죄송해요. 요즘 계속 밖으로 돌다보니 본부에서만 지내거나 해서 집에 제대로 된 것이 없는지라..."
카가미 시오리가 보여준 것은 틈 정도가 아니었다. 그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사냥감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신들을 대접한다며 손수 요리를 베풀고 있었다.
"아뇨..., 고... 고맙습니다"
바넷사가 대표해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미묘한 재료가 들어간 스튜를 받아들었다.
그녀의 모습에 무심코, 독기가 빠지고, 기세가 꺾였다.
악의가 없는, 자신들에 대한 선의의 환대를 짓밟은 것은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노블레드 세 명은 고분고분 스튜를 대접받았다.
달콤함이 폭발을 일으키는 스튜와, 시오리의 태도에 완전히 경계를 풀어버렸지만 일단은 함께 '일'을 하는 사이다.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면 안 된다고 바넷사가 말을 꺼냈다.
"스튜, 잘 먹었어요. 그런데 서두르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일을 위해서라도 서로의 전력에 대해 최소한이라도 알지 않으면 안 돼"
"그러네요.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전에 한가지 반드시 확인해둘 것이 있어요"
그 순간, 시오리가 두르고 있던 여태까지의 무른 태도, 온화한 공기가 마치 은과도 같이 차갑게 굳었다.
엘자가 무심코 머리카락과 귀를 곤두세우고, 밀라알크가 눈동자를 괴물의 눈동자처럼 변모시켰다.
바넷사는 진정하고 두 사람을 달래고, 시오리와 마주보았다.
"당신들은 무엇을 원하는건가요?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 그렇지 않으면 완전한 괴물이 되는 것인가요? 혹은 결사에 대한 복수?"
단도직입. 최단이자 일직선인 날카로운 말. 어떤 수사도 없이, 그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이라는 듯 시오리의 말이 울려 퍼졌다.
차가운 침묵이 시오리와 바넷사 일행의 사이에 가로놓였다. 일촉즉발의 일보직전, 지금 바로라도 서로 서로 죽일듯 싸울 것 같은 분위기가 이 장소를 지배했다.
"우리들은...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렇다고, 그걸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희생해서라도 우리들...은"
엘자가 솔직하게 말하자 밀라알크도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냈지만, 도중에 저질러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하지만 시오리의 표정은 생각했던 것처럼 변하지는 않았다.
결코 비난한다던가, 모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진지하게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듯,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도 그런가요, 바넷사 씨"
"...우리들은 괴물같은건 되고 싶지 않았어. 인간으로 돌아가서, 두 명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어"
"그런가요"
같은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시오리는 조용히 표정을 풀었다.
"저는,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을 용서할 수 없어요. 하지만, 구원을 바란다면... 저는... 아뇨, '우리들'은 당신들을 못 본 척 하지 않을거에요.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한 수단을 함께 찾고, 설령 인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해도 원하는 '있을 곳'을 만들기 위해 함께해줄 수는 있어요"
"참 쉽게도 말하잖아. 입만으로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뭐, 우리들은 오늘 막 만났으니까 서로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말로는 전부 전할 수 없어요. 그리고 전부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하죠... 일단은 당신들의 바람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게요. 신용과 신뢰는 지금부터 쌓아가죠"
적어도, 지금 바로 서로를 적대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과 상상이상으로 이 소녀는 '무르다'는 것을 바넷사 일행은 알 수 있었다.
아주 조금, 시오리에 대한 인식을 고치고, 조금이지만 자신들의 마음 속에서 그녀를 '허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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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노블레드를 말하는 것 같네요.
이 색이 노블레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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