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로 아쿠스틱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17화 본문
시오리의 참회
"아아, 언니가 죽어버렸어. 확실하게 시오리에게 살해당했어"
"그런가. 이걸로 '의뢰 한 건'은 완료다. 우리들도 일을 마쳤으니 철수하자"
밤의 어둠에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 그리고 붉은 먼지. 불타고 있는 것은 'S.O.N.G.' 본부와 항구였다.
아르카노이즈를 이용해 S.O.N.G.의 본부인 함정에 강습해서, 'Linker'의 현물을 탈취.
파편이 라이드네와 프랭크를 향해 고속으로 날아왔지만 아르카노이즈를 방패삼아 그것을 막았다.
"이대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던진 이는 사령관인 겐쥬로였다. 평소에는 입장상 전선에 서는 일이 불가능하지만 방어를 위해서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위상차 장벽이 약한 아르카노이즈라면 의외로 위력을 올리는 것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었다.
방어할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겐쥬로가 파편을 투척해서 쓰러트리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오늘, 성유물도 연금술도 쓰지 않는 인간이 아르카노이즈를 쳐날리는 것을 처음으로 보게 됐군..."
"위험한데 아버지. 저런 인간이 존재하는거냐고... 내가 제대로 강력한 몬스터가 될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어"
이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진 두 사람. 반대로 겐쥬로는 분노하면서도 냉정하게 진각으로 항구를 지면째로 붕괴시켜 항구 위에 있는 아르카노이즈를 처리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건 상정외다. 무시하고 철수한다"
바로 텔레포트 젬을 사용한 프랭크의 판단은 정확했다. 두 사람이 사라진 직후, 직전까지 서 있던 장소의 땅이 갈라졌으니까.
"...설마, 이 곳까지 당할 줄이...야...."
아르카노이즈는 어떻게든 전멸시킬 수 있었다.
겐쥬로와 오가와, 그리고 엘프나인 덕분에 사망자만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입은 피해가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본부를 직접 공격해온 이는 없었다. 기껏해야 캐롤이 오토스코어러로 발전소를 파괴해 보급을 끊으려고 했던 일 정도.
본격적으로 이 쪽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목적으로 움직이면 이렇게 취약해지는가.
그렇게, 연금술사와 아르카노이즈라는 위협을 뼈저리게 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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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지금까지 쓰고 있던 것과 같은 타입인 삼번함을 S.O.N.G.의 임시본부로 삼아 설비와 자재를 옮겨넣는 작업이 행해지던 도중, 시오리를 제외한 주자들이 한데 모였다.
"설마, 본부가 노려질 줄이야..."
"게다가 Linker가 목적이라니 예상 외인거에요..."
"모두들 무사해서 다행이지만..."
모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발전소를 향한 습격에 대처한 히비키와 츠바사, 아르카노이즈를 이용한 강도를 체포한 키리카와 시라베는 본부가 습격당한 일과 Linker를 빼앗긴 일에 대한 낙심이었지만,
크리스와 마리아는 또 다른 일로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그 장소'에 없었던 네 명에게는 전하지 않았다.
"...어쨌든, 여기 외에도 Linker를 생성할 수 있는 설비가 있다는게 다행이네..."
무력감과 자책감을 숨기려는 듯 마리아가 중얼거렸다.
"그래... 게다가, 우리'들'이 한 명 쓰러트렸으니 말야..."
크리스는 그녀 혼자서만 짐을 짊어지게 두지 않겠다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타일렀다.
겐쥬로에겐 이미 전해졌지만, 크리스는 테레느를 '배제'한 일에 대해 말을 꺼냈다.
"쓰러트렸다니... 그건..."
그 말을 들은 히비키가 눈을 크게 떴다.
"...무장을 해제시키고, 포박할 생각이었...지만, 절창을 사용해서 자폭했어. 마리아와 시오리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도 이곳에 없었겠지... 내가 확실히 방심하지 않고 어떻게든 무력화 했다면..."
크리스는 일부러 자세히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을 꺼낸 크리스의 판단을 본 마리아는, 연장자로서의 자신을 질책하고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다.
"우리들 때문이야... 적측의 주자를 죽게 만든 것도, 시오리가 살인을 저지르게 한 것도..."
잊고 있었다. 무력화할 수 있는 적 뿐만 아니라, 노이즈같은 병기 뿐만 아니라, '서로 목숨을 빼앗을' 수 밖에 없는 상대도 있다는 것을.
그 사실에 자리가 정적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시오리를 지지해주는 일이잖아!! 시오리는 왜 여기에 없는거야!!"
츠바사가 외쳤다. 손을 더럽혀버린 시오리는 지금 이 곳에 없었다.
"괜찮아요, 츠바사 씨"
그 곳에 없었을 터였던 소녀가 그 장소에 있었다.
붉게 부은 눈으로, 미소짓는 시오리가 다가왔다.
"좋지는 않아요. 결코... 결코 좋지는 않아요. 하지만, 마찬가지에요. 우리들이 노이즈와 싸울 때에 희생당하는 목숨과 마찬가지로, 구하지 못했던 목숨인거에요..."
시오리는,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
"그녀도 희생된 사람이에요. 제가 어떻게 해야 속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수라는 되지 않았다. 아니... 될 수 없었다.
"후도 영감은, 제가 호국의 귀신이 될 자라고 말했어요. 지켜야 할 것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계속 희생시키는 것이 가능한 인간이라고 하면서. 예전의 저라면, 분명 그렇게 됐을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렇지 않아요...!"
목소리가 떨리고, 참고 있던 눈물이 다시 흘러넘쳤다.
"죽인다, 죽인다,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던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요!! 믿을 수 없어!! 어떻게 그렇게! 그 사람들은! 죽이는 것이 무섭지 않나요!? 죽는건 괴롭다고요!? 무섭다고요!"
시오리는 테레느를 죽였다. 그 목숨이 자신의 손에 스러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 모습에 자신이 몇 번이나 경험했던 '죽음'을 겹쳐보았다.
부모가 죽었을 때도, 눈 앞에서 1과의 대원들이 죽었을 때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죽어갈 때도 알지 못했다.
피닉스가 자신을 감싸 사라졌을 때도, 아담을 쓰러트렸을 때도, 인주의 신이 생명의 순환으로 돌아갔을 때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리고 나서, 자신이 몇 번이나 되풀이한 '죽음'을 드디어 완전히 이해했다.
"죽어버리면... 그걸로 끝이에요... 설령 노래가 남아도, 기억이 남아도... 이미 늦은거에요... 용서하는 일도 하지 못하고, 손을 잡는 것도 하지 못해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하지만, 그래서 뭘 하면 되는건가요!!! 저는! 어떻게 하면 되는거에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오리는 한번도 입에 내지 않았던 그것을 외쳤다.
"누군가... 저를 구해주세요!!!"
마음 속으로부터의 비통한 비명.
양친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몇 번이나 아사할 뻔 했을 때도.
싸움 도중에 몇 번이나 죽을 뻔 했을 때도.
괴로워서 어쩔 수 없었을 때도.
시오리는 도망은 쳤어도, 절대 스스로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청한 일은 없었다.
따라서 후도가 판단하건데 손을 더럽히게 만들면 시오리의 사고는 정지하고, 마음은 얼어붙을 터였다.
시오리는, 히비키가, 츠바사가, 마리아가, 크리스가, 키리카가, 시라베가, 겐쥬로가, 오가와가, 엘프나인이, 야츠히로가 자신이 다다르지 못한 답을 알고 있다고 '믿고' 이 장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해달라고 외쳤다.
그래서, 손을 뻗었다.
받아들였다.
"시오리"
츠바사가 끌어안았다. 하지만 모두 츠바사와 같은 마음이었다.
방금 전까지 자책과 후회로 무거은 표정이었던 크리스와 마리아도 일어섰다.
잔혹한 과거는 지울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히비키도 키리카도 시라베도, 이어서 일어섰다.
"시오리, 우리들을 믿어줘소 고마워. 도와달라고 말 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츠바사 씨... 츠바사 씨!!!"
지금 당장이라도 무너져 쓰러질 것 같은 시오리를 지탱하는 것은 함께 싸워온 동료이자, 친구이자, 시오리를 이해해주는 사람들.
유일하고 절대적인 존재, 한 때는 엇갈렸고, 한 때는 적으로 싸웠고, 이윽고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함께 찾아보자, 그 답을"
혼자서 짊어지는 것은 분명 강함이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짊어진다면, 좀 더 강해질 것이다.
시오리에게 있어 그것은 구원이며, 또한 용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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