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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93화 본문

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93화

아마노프 2019. 11. 13. 18:10

태동


 해가 밝기 전, 프렐라티는 S.O.N.G에 투항했다.


 그건 아담 바이스하우프트의 야망을 꺾고 생제르맹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결코 배신은 아니었다.


 자신이 믿어온 단 하나의 의지할 곳을 위해서, 자기 자신의 의지를 따른 것일 뿐이다.


 그녀를 본부로 데려와 츠쿠요미 신사에서 얻은 정보와 프렐라티가 아는 계획의 검토가 행해졌다.


 "설마 정말로 레이라인을 사용해 만든 오리온 좌의 거울상이었을 줄이야"
 "이 쪽의 계획은... 내가 아는 한에선 이게 전부인 거다. 카자나리 겐쥬로, 야츠히로"
 '서둘러 '레이라인 차단작전'의 결의를 진행하지, 그리고...'
 "시오리 군은 지금, 카마쿠라... 조금 위험할지도 모른다"
 '서둘러서 연락을 넣도록 하지, 허나...'


 저쪽에 주자가 있고, 거기에 '겐쥬로'가 있다고 해도, 휠체어에 앉아 병원복을 입은 채 붕대 투성이인 프렐라티는 몸이 구속되지 않았다.


 아담의 공격에 의해 거의 빈사상태인데다 라피스의 파우스트 로브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발견됐을 때는 '결계형'의 아르카노이즈 밖에 거느리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연금술사이며, 사기꾼이었던 프렐라티를 본부까지 데려오는 것은 너무나 위험했다.


 하지만 그래도 S.O.N.G.이 그녀를 믿은 이유는... 단 하나, 소중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너의 처우에 대해서지만 이미 카마쿠라에서 인도요청이 와 있다'
 "전부 해결된다면 이 목을 치든지 매달든지 화형에 처하든지 상관없어. 각오는 하고 있는거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
 여기에 없는 '그녀'를 떠올리는 그것이, 이 장소에 있는 사람달이 프렐라티의 말을 믿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


 "흠, 그런 것인가. 좋구나, 시험해보는 용도로는 말이야"
 '무슨 뜻이신지...'
 "'신'의 힘을 시험해볼 상대로 그 오랑캐들이 딱 좋다는 의미다"
 '!'
 "녀석들을 정면에서 때려잡고, '유용성'을 확인할 기회이지 않은가"
 '설마... 그녀가?'
 "그 설마가 맞다, 드디어 말이지"


 야츠히로에게서 정보를 얻은 후도가 어두운 웃음을 띄웠다.
 그 시선의 앞에는 지금 '계승'의 의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카가미 시오리를 '전귀(戦鬼)'로 만들기 위한 의식이.


 이 가마쿠라에 있는 후도의 저택도, 레이라인의 위에 있는 중요시설 중 하나.
 의식의 제단으로써는 나무랄 데 없는 곳이었다.


 "크...아...."


 주술에 의해 소복을 입은 시오리의 몸에 '피'의 각인이 새겨져간다.
 아픔을 눌러 죽이며, 힘을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바꿔간다.


 "평범한 계집애라고 우습게 보았으나, 그럭저럭 기골이 있는 젊은이구먼... 사키모리로서의 소질은 충분"


 저택의 지하의 제단 바닥에는 명백하게 치사량 이상의 피가 퍼지고 있었다.
 그건 모두 시오리의 몸에서 흘러나온 것.


 "그리고... 츠바사를 진정한 사키모리로 이끌 자로서도 어울린다"
 '대체... 대체 뭘 하시려는 겁니까'
 "알지 못하겠다면 직접 보고 확인하는게 좋다. 진정한 수호신이 태어나는 날을 말이야"


 후도는 통신을 끊고, 각인을 다 새긴 시오리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자아, 기분은 어떠냐?"
 "최악이에요... 마치 내장이 들끓는 느낌"
 "그렇다면 좋다. 이르지만... 네녀석의 처음 상대가 결정되었지. 그 오랑캐 중 한 명이 이 쪽으로 왔다. 내일 행해질 녀석들의 의식을 박살내버려라. 그것이 첫 일이다"
 "...알겠어요, 일단 섬멸하면 되는거죠"
 "그래, '신의 힘'은 하나면 된다"


 흘러나온 피가 역재생한 화면처럼 시오리의 몸에 휘감겨 부터, 각인의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하얀 소복은 선혈에 물들고, 눈동자는 칠흑을 품고 있었다.


 "...그 전에, 먼저...!"
 "으어엇...!"


 시오리에게서 검은 파동이 쏘아졌고, 후도는 그걸 맞고 몸을 뒤로 젖혔다.


 "...드디어 한 방 먹였어요"
 "잘도 했구나... 애송이가!"


 그래도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 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있던건 사실이기에, 그걸 감안한 정도로.
 평범하게 달려들면 가볍게 가지고 논다. 그래서 시오리는 손에 넣은 힘의 일부로 후도에게 '한 방'을 먹여줬다.


 그걸 당한 후도가 기뻐하는건 예상 외였다. 솔직히 말해서 시오리는 더욱 기분이 나빠졌지만 지금은 그딴걸 신경쓸 여유는 없다.


 인주의 지팡이를 손에 쥐고, 의식을 집중했다.
 고통은 아직도 느껴진다, 지팡이 속에 축적된 '저주' 또한 느껴졌다. 


 방심하면 목숨마저 빼앗길 듯한 그것을 시오리가 견뎌낼 수 있는 것은, 현자의 돌 덕분이다.
 정화로 저주를 중화시켜서 힘만을 끌어낸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수명이 줄어든다. 간단하게는 사용할 수 없다.


 "당신이 바라는 대로 이 녀석을 써서 연금술사들의 야망은 저지할거에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제 고집을 위해서에요... 혹시 당신이 배신한다면, 저는 당신을 죽일겁니다"


 카자나리 후도가 기대한 대로, 카가미 시오리는 냉혹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인간이다.
 하지만 동시에 격정적인 인간이기도 하다. 사랑 때문에 증오를 품는 인간이다.


 누구보다도 동료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자신의 마음'을 냉혹하게 잘라버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다른 존재'로서 인정하기에, 적과 싸우는 것을 누구보다도 주저하지 않는다.


 강하고, 미숙하고,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마음.
 그런 아이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쯤 후도에게는 간단한 일이다.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빛은 밝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증오, 분노, 거절... 부의 감정을 품게 만들어, 시오리 자신이 품은 '빛(신념)'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빛(신념)'이 강해질 수록, 더욱 적을 증오하게 된다.


 "배반은 하지 않는다. 네녀석이 쓸모없어져 버릴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동안의 태도도 모두 이를 위해서였다.






 "사랑이란 쓸데없는 것... 버릴 수 없기에 괴롭지. 사키모리에게 그런 것은 필요없느니"


 제단을 뒤로하는 시오리를 지켜보며, 후도는 홀로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