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로 아쿠스틱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60화 본문
IF번외편3 : 최후의 심판
마지막까지 싸우는 것. 내가 할 일은 그뿐.
솔로몬의 지팡이를 흡수한 카르마노이즈에 의해 바빌로니아의 보물고가 열려서, 끝없이 넘쳐나는 노이즈를 마주한 세계는 파멸의 위기를 맞이했다.
"좌표는 아직 안 나온거야!? 이대로면 인류는 한꺼번에 전멸이다!"
"할 수 있는 한으로 하고있어! 입다물고 보고있어!"
위상공간의 틈에 있는 거성 '티포쥬 샤토', 그곳에 있는건 웰과 시오리, 그리고 금발의 연금술사 소녀 캐롤.
한 때 비인륜적인 연구마저도 허락했던 2과도 이미 파멸했고, 남은건 챙길 수 있을 만큼 챙긴 링커와 오염 제거용 도구 한 벌. 그리고 아메노하바키리의 예비 파편 뿐이다.
무너진 벽에서 밖의 상황을 살피던 시오리는 조용히 가슴의 상처를 덧그리듯 매만졌다.
――분명, 이게 내가 살아온 이유일지도 몰라.
이대로 가면 삼일도 버티지 못하고 인류는 절멸하고 세상은 멸망하겠지.
그 전에 솔로몬의 지팡이를 아르카노이즈에게서 탈환하고, 비빌로니아의 보물고를 닫는다.
이 세계에서 지금 카르마노이즈와 싸울 수 있는건, 단 한 명.
"카가미 시오리, 너도 쉬어둬라. 이게 정말로 최후의 휴식이 될 테니 말이야"
"...최후인가요"
"...그래, 이겨도, 져도, 너는 돌아올 수 없어"
그리고, 카르마노이즈가 있는건 다른 차원에 있는 '보물고의 안'이다.
캐롤이 입안한 작전은 단 하나. '텔레포트 젬'을 응용해 불안정한 장소에서 보물고의 내부로 '티포쥬 샤토'와 돌입한다. 그리고 내부에 숨어있는 카르마노이즈를 처리한다.
그 후 되찾은 솔로몬의 지팡이로 안쪽에서 게이트를 닫은 후 티포쥬 샤토의 '해부장치'로써의 기능을 폭주시켜 보물고를 파괴한다.
샤토의 폭주는 사전에 정해져 있고 타임 리미트는 15분. 실패한다면 샤토의 폭주에 휘말려 이 세상도 심대한 피해를 입게 되어서, 아마도 멸망한다.
제어장치로써 얀트라 살바스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아텍스 모듈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링커를 꺼내왔다.
작전개시와 동시에 시오리는 12개의 링커를 투여받고, 융합증례를 진행시켜 억지로 출력을 올려 카르마노이즈와 맞선다.
아무리 부담을 억제한 링커라도 과다투여의 결과로 기다리는건 확실한 죽음. 그렇지 않더라도 융합증례로써의 침식이 악화되어 틀림없이 죽는다.
"불평 하나 없군"
"별로 죽는게 무섭진 않아요... 그것보다, 제가 없어진 뒤의 세상을 부탁할게요"
"당연하지! 망하다 만 세계를 부흥하는 것도 영웅의 역할이니까 말야!"
이 위기를 앞에 두고 정말 기운찬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캐롤은 기가 막혔다.
과거 아버지를 빼앗은 이 세상에 대한 복수같은건 아무래도 상관없을 정도로 이 세상은 부서졌다.
세상을 분해할 셈이었지만, 세상을 구하는 처지가 될 줄이야.
"그래, 맡고말고... 네가 죽는 모습을 전설로 구전되게 해주지"
작전의 성공률은 1할을 밑돌고 있다. 솔직히 말한다면 시오리는 헛되이 죽고, 샤토의 자폭으로 세상은 멸망한다.
그게 가장 있을법한 가능성이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이 세상은 끝난다.
"내가 기적 따위에 기대게 되다니..."
"그 말은 취소해주실까요. 기적같은게 아니라, 이 의지로 이뤄내는 거니까"
"그렇고말고, 영웅에게 불가능으은! 없다!"
"시끄러워. 그리고 웰 네녀석은 아무것도 안 했잖아!"
"실례구만!"
――흔들다리 효과인가, 그렇지 않으면 자포자기해서인가. 조금은 재밌지 않은가.
캐롤은 무심코 웃었다.
---
반나절을 들여 드디어 '좌표를 설정한' 샤토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오리의 체내에 있는 성유물도 한계까지 제거하고, 활동가능시간을 늘리는 시술도 완료.
즉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자아, 세계 최후의 쇼의 시작이다!"
이 다음 웰과 캐롤은 텔레포트 젬을 사용해 다른 거점으로 대피하고, 샤토와 함께 보물고에 돌입하는 시오리만이 남는다.
"...마지막이기도 하고, 기왕이니 말해둘게요...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웰 사령관"
"뭐어엇!?"
"당신이 없었으면 저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거에요... 한 발 먼저 지옥에 가서 기다릴테니 느긋하게 오세요"
"갑자기 기특하게 굴지 마 기분나빠! 평소처럼 건방지게 굴라고!"
"그렇게 말해도, 마지막이니까"
단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시오리는 자신의 이해자이자, 은인이자,
단 하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성공해라. 그러면 너도 영웅이라고"
하아, 한숨을 쉬었다. 웰은 이제껏 보지 못했을 정도로 진지한 얼굴을 하며 그렇게 말했다.
"네, 반드시"
"미안하지만 먼저 피난처로 가도록 하지"
그것만을 말하고, 웰은 등을 돌려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텔레포트 젬으로 먼저 피난했다.
"나참, 솔직하지 못하네... 성격이 삐뚤어진 남자야"
"동감이에요. 그러니 마지막까지 신용할 수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캐롤은 질렸다는 듯 웃었다.
"그래, 이걸로 이별이기도 하니... 몸을 조금 굽혀봐라"
"왜요...?"
시키는대로 몸을 굽히는 시오리. 그러자 캐롤이 다가와,
입술에 키스를 했다.
"뭐... 뭘 하시는 건가요!? 제게 그런 취미는 없다구요!?"
"바보녀석. 머리에 '술식을 떠올려봐라'"
"...!?"
캐롤이 지금 한순간 한 것은 '기억의 전이'다.
완전히 옮기는데 꽤 시간이 걸리고, 정밀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저 일부 뿐이라면 쉬운 일이다.
"그 녀석은 '소각'이다. 생명, 추억, 너의 모든 것을 힘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지. 이걸로 승률이 조금은 오를 거다"
"좀 더 제대로 된건 없었나요!"
"시끄럽다! 원래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잖아!"
둘이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말다툼하는 모습을 타인이 본다면 절로 미소를 짓겠지.
"...하지만 고마워요. 캐롤 씨도 지금까지 협력해주셔서"
"세상을 해명하는 것, 그것이 연금술사인 나의 명제지... 이런 걸로 부숴지게 하고 싶지 않다. 그것 뿐이다."
짧은 시간동안, 세계의 위기였지만 그렇기에 함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평상시였다면 절대로 교차하지 않을 길이었다.
"그러니 세상을 구해봐라, 네 노래로"
그것만을 말하고 캐롤도 텔레포트 젬으로 샤프트를 떠났다. 남은건 시오리 한 명.
"...이게 최후. 나는 조금이라도... 당신에게 다가갔, 을까?"
손을 피로 더럽히고, 무수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그래도 사람을 지키고 싶다고, 그녀처럼 사람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바랐다.
샤토의 소리굽쇠가 '끝의 시작'을 알리고, 바닥이나 벽을 통과한 노이즈들이 침략해온다.
"자아, 갈까 아메노하바키리... 우리들의 최후의 싸움이야"
열 두개의 링커를 주입하고, 성영을 부른다.
현기증도 구역질도 전부 꾹 참고, 시오리는 뛰기 시작했다.
---
세계를 위협하던 노이즈의 대군은,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그 정적에 당혹해하면서도, 살아난 것에 안도했다.
앞으로도 많은 고난이 이 세상에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세상은 아직 계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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