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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6화 본문

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6화

아마노프 2019. 9. 16. 09:13

감정의 거리




 언제나처럼 교실에서 도망쳐 옥상에서 쉬고 있었는데.


 왜인지 츠바사 씨에게 벽쿵을 당하고 있다. 누가 도와줘.



 "그러니까말이죠, 츠바사 씨, 이런걸 당하면 시약한 저는 사라져버릴 것 같으니 그만둬 주세요."
 "흠, 코히나타에게 받은 책에는 이렇게 하는걸로 좀 더 거리를 줄일 수 있다고 써있었는데."
 또 그 리얼충 녀석인가! 츠바사 씨에게 뭘 보여주는거야!


 "아뇨아뇨아뇨, 어째서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나요!? 지금까지와 같은 거리로 있자구요!"
 "시오리가 다가오지 않는 이상 우리들이 다가갈 수 밖에 없잖아."
 "아니 이거와 그거에 관계성이 있나요!?"
 "그것도 있지만, 이런걸 받으면 기쁘지?"
 "기... 기쁘지만서도!!!"


 정말로 나는 츠바사 씨라면 아무것도 거부할 수 없는 소심쟁이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런 것보다 조용히 함께 있는 편이 더 기쁘다구요!!"

 "읏!!"


 츠바사 씨의 기세가 꺾였다!
 만세! 처음으로 츠바사 씨에게서 이겼다!!!


 "서로 맏닿을 정도로 다가가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니에요. 가까이 다가가면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게 되잖아요."


 하핫! 이겼다! 이기고있는 지금이야말로 말하죠!


 "저는 츠바사 씨의 모든게 좋아요. 그러니 츠바사 씨의 한 쪽 면만 볼 수 있는 거리는 싫어요..."


 ...나는 뭔 소리를 하는거야?


 츠바사 씨, 얼굴을 새빨갛게 해서 고개까지 숙이시고 무슨 일이세요?


 ...


 아와... 아와와와와와...!!!


 내, 내가 쓸데없는 말을...


 "시오리, 미안해..."


 아... 츠바사 씨가 나에게 사과했다. 나는.


 나는... 그럴 셈은...!



 어?


 어라? 어째서 압박감이?
 어째서 나는 또다시 안겨있는 거야.


 츠바사 씨에게.


 ...


 견뎌라. 카가미 시오리. 벌써 몇 번 째야?
 장난 아니야.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거리를 줄이고 싶어져. 나도 시오리를 좋아하는걸."


 엑.
 엑.


 "시오리와 같이 있으면 안심돼.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서의 그늘이야. 가끔은 네 곁에서 쉴 수 있게 해줬으면 해."


 아... 아아아아아아...!!


 "그... 그런 달콤한 말*로... 비겁해요!"


 "그럴 셈은 없었어. 내 본심이야. 혼자서는 쓸쓸한걸."


 아아아아아아!!
 장난, 장난아니라니까!!!


 "크... 크으... 정말로! 츠바사 씨는 치사해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니까요!"
 "시오리가 너무 약한거 같은데."
 "코히나타 씨 같은 사람에게 해보세요. 분명 저처럼 반응할 테니까."
 "안 해. 해도 될 상대와 안 될 상대정도는 구분하니까."
 "저는 해도 된다는 사람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네."


 정말로, 정말로 괜찮은걸까.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누군가에게 행복을 빼았거나 한 건 아닐까.


 왠지 정말로 무서워진다.


 내가 츠바사 씨의 '양지', 혹은 '그늘'에 있어도 되는걸까.


 "시오리는 알기 쉽네. 그렇게 불안해지거나 하면 입을 다물어버리는 버릇도."
 "무... 무슨 말을 하시나요!"
 "안심해. 시오리를 아는 사람은 모두들 그런 버릇을 눈치채고 있으니까."


 처, 처음 듣는데...


 앞으로는 신경 쓰자...









 숲 속, 기척에 의식을 집중한다. 기척이 흩어진다. 그 하나하나를 쫓지 않고 가장 커다란 기척을 쫓는다.


 "21번 방향!"
 "아깝다. 19번 방향이에요."
 "틀렸나아~"
 "하지만 꽤 좋아졌네요."


  19라고 쓰여진 나무의 뒤에서 오가와 씨가 나타난다. 오답이었나~.


 요즘, 나는 오가와 씨에게서 훈련을 받고 있다.
 내 이카로스의 전투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령관보다 오가와 씨처럼 기술 쪽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카가미 씨, 실제로 분신을 자기 식대로 '재현'해 보세요. 기어의 기능을 사용한다면 될 거에요."
 "네, 그럼 해볼게요."


 일단 의식을 집중한다. 이카로스의 표면에 밀랍을 얇게, 전신에 두르는 듯한 이미지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부수지 않은 채 뒤로 조용히 급가속!


 "이건...!"


 오가와 씨가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들의 눈 앞에는 잿빛 은색의 인형이 있었다. 잠깐 바람이 부는 것으로 곧 부서져 버렸지만.


 "어때요?"
 "분신이라기보다는 허물벗기네요."


 그건 그렇다. 매미가 허물을 벗는 이미지를 하며 했던 거니까.


 "분신을 만들어서 움직이는건 조금 무리지만 이거라면 연속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군요. 게다가 이거라면 약간의 질량과 열량이 존재하니 시각만이 아니라 레이더나 센서를 교란하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부서지는 분신의 잔해를 둘이서 만져보거나 하며 사용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문제는 역시 바로 부서진다는 거죠?"
 "그러네요. 그 외엔 이동하는 방향의 '면'은 만들어내지 않는게 좋겠어요. 그러면 약간 더 빠르게 만들 수도 있고 지속시간도 길어지지 않을까요?
 "해볼게요."


 두 번째 챌린지. 이번에는 반복 옆뛰기다. 각각의 진행방향에는 밀랍을 형성하지 않고 뛴다! 뛴다!


 "생각한대로군요. 역시 이동할 때 걸려서 부서지는 부분이 없어져 카가미 씨의 이동속도도 올랐어요. 이걸 기준으로 훈련해보죠."



 피네라는 적이 없어져도 이렇게 훈련을 계속하는건 노이즈와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혹은 평생, 이 '이카로스'와는 함께하게 될 것이다.
 덤으로 나는 '실험체'로서도 중요하다는 것 같아, 보디가드까지 붙어있다.
 유사시의 경우에 스스로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가지고 있는 편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이걸로 다음은 최저한이라도 '그림자 묶기'와 '구름숨기'만은 익혀야 해요. 특히 그림자 묶기와 카가미 씨에게 딱 맞는 기술이죠,"
 "언제나 신경쓰였는데 그거 대체 어떤 원리로 상대의 움직임을 멈추는건가요."
 "그건 카가미 씨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서 스스로 재현해 보세요."


 사령관의 특훈도 그렇지만 오가와 씨의 특훈도 대개 난이도가 높다.


 제대로 된 인술의 깊음을 엿볼 수 있는 훈련을 하다보면 내 어둠은 옷장 위 먼지처럼 느껴진다.





 오가와 씨의 특훈을 끝내고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온다.
 오늘로 끝이 아니다. 단 하루로 인술을 배울 수 있다면 '참고 견디다(耐え忍ぶ)'같은 말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한동한 이걸 계속하게 된다.


 덤으로 숙제로 자기 전에 근육 트레이닝도 있다.


 지쳐 약간 맥이 빠진채로 컴퓨터를 킨다.


 방송이다. 방송만이 내 위안이다.


 "두두 할게요."
 '오링의 목소리가 죽... 죽어있어...', '모에 보이스 안 내냐', '모에 보이스로 살으를 흩뿌려' 시끄러!
오늘도 또 엄청 지쳤다고! 마음대로 하게 냅둬!


 게임을 키고 데이터를 로드한다. 바로 챕터를 재개하고 달린다. 
 두두는 호쾌한 계열의 FPS. 총이다! 적이다! 쏴죽여라!뿐이다.  어려운건 하나도 없다.


 "으럇 머리를 터뜨려주마! 죽어!"
 '죽어같은 말 하지 마...', '오링의 리미터가 해제됐다', '적의 머리를 정확하게 부수면서 슬라이드 점프하는 모습은 틀림없이 변태다' 폭력은 좋다고.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뭐가 지옥의 악마냐고! 나는 어둠 그 자체다!"
 '악마 상대로 잘난체 하지마', '해치워버려!', '어둠(그냥 음침함)' 시끄럽다고!


 "하아, 스테이지 클리어까지 14분 34초가 걸렸네요. 이대로면 좀 더 진행할 수 있겠어요."
 '킬 스코어가 변함없이 엄청나게 높음 ㅋ', '닥치는 대로 죽이니 말이야...', '오링은 파리피 데몬*을 살리지 않으니 말이지...' 그러네. 인육파티를 하는 악마를 용서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이 세상에 악마같은 괴물이 침략해오면 어떻게 될까. 역시 우리들이 싸우게 될까. 노이즈 상대로 싸우는 것처럼.


 있을리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달은 부숴졌지, 선대문명이 존재하지, 몇만년이나 윤회전생하는 여자도 있다. 정말 뭐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그야말로 다음에는 달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만약 달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를 탈출해', '달을 파괴한다!', '달에 부스터를 달아서 궤도로 되돌려', '뭐? 달이 아름답다고?(난청)' 누가 사랑을 고백한다는거냐*, 그렇다고는 해도 전부 현실적이지 않네.


 "탈출인가, 역시 그러지 않을까. 탈출하는 배에 탈 수 있는 사람은 선택된 사람들 뿐이라던가..."
 '오링도 우리들도 못 타는 녀석들이지', '우리들은 오링과 운명을 함께할게', '세계 최후의 날에도 방송해' 나는 그런 배에는 별로 타고싶지 않다.
 하지만 츠바사 씨는 탈출선에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없어진 뒤에도 츠바사 씨는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 왠지 우울한 생각만 드네-.


 역시 이 몸 때문일까.


 "다른 이야기지만 오링은 영원히 살 수 없으니 언젠가 죽겠죠. 그 때 모두들 어떻게 생각할까?"
 '오링보다 먼저 죽을거니까 관계없음', '먼저 저세상에서 기다림', '저세상에서도 방송해' 방송해 형님은 그것밖에 말하지 않는거냐! 정말로!


 '솔직히 말해서 오링이 죽을 것 같지 않아', '오링이라면 바퀴벌레보다 끈질기게 살아남을거야...', '죽을거 같으면 도움을 요청해' 정말, 무책임한 말만 해대고.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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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口説く 이성에게 구애하다. 라는 뜻인데 달콤한 말로 번역했습니다.
*パリピデーモン 둠 패러디인 두두에 나오는 적 같은데 왠지 둠에 나오는 뭔가의 패러디같지만 뭔지 몰라 그냥 써있는 대로 썼습니다.
*예전 일본에서 번역된 유명한 소설에서 I love you가 달이 아름답다로 번역돼 일본에선 달이 아름답다가 사랑한다는 의미의 관용구가 되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