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88화

아마노프 2019. 11. 9. 09:38

우자의 돌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는 시점을 바꿔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전에 싸웠을 때 얻은 데이터로 '현자의 돌'에 대한 대항책을 찾아냈다.


 현자의 돌의 역 위상에 존재하는 물질을 사용한 '대소멸 배리어 코팅'.
 그건 히비키 씨가 한때 융합증례였던 시기에 생성했던 결정같은 그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슨 업보인지 크리스 씨가 날려버린 심연의 용궁에 보관되고 있었다는 것 같아서... 인양 작전이 결정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마찬가지로 융합증례였던 내게서 생성된 '밀랍'은 사용할 수 없는걸까?
 이론적으로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히비키 씨에게선 '돌', 나에게선 '밀랍'. 어째서 다른걸까.


 실제로 물어봤다.


 "네, 그럼 제 1회 이단기술회의를 시작할게요"


 작업을 일단락지은 후지타카 씨, 준비중에는 그렇게까지 일이 많지 않는 엘프나인, 마리아 씨, 그리고 나까지 네 명 뿐인 회의이다.


 "네, 질문자는 카가미 시오리. 어째서 히비키 씨의 돌은 되고 제 밀랍은 안 되는 거야?"
 "답변자는 엘프나인이에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치가 달라요. 그 세 명이 사용하고 있는 현자의 돌이 '100'이라고 한다면 히비키 씨의 '우자의 돌'은 '-100'이에요. 하지만 시오리 씨의 '밀랍'은 위상이 '0'이죠"


 아ー 그렇구나. '대소멸'을 시키기 위해서는 마이너스일 필요가 있으니까...


 "잠깐, 엘프나인... 지금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수치가 0이라는건?"
 "마리아 씨, 이것도 의사록에 남는거니까 일단은..."


 어... 내가 그냥 사람들을 모은 것 뿐인데...?
 이것도 기록에 남는다고 한다면 멍청한 소리는 삼가야겠다.


 "아, 미안... 질문자는 마리아. 이카로스의 밀랍의 위상수치가 0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야?"
 "답변자, 엘프나인. 네, 위상이 0이라는건 말 그대로 '무'인 거에요.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아요. 비활성화된 존재라고도 말할 수 있죠"
 "...네, 질문자 겸 밀랍의 생산자인 시오리야. 하지만 엄청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잖아? 기계에 동화하거나, 피험체인 모르모트를 죽인다던가..."


 그래, 떠올려보면 이카로스의 밀랍, 태우거나 피를 멈추는데 쓰거나... 하지만 그러고보니...
 "멈추'거나 '잇는' 일에 자주 쓰인다.


 "그런건 '이카로스' 그 자체가 가진 '철학병기'로써의 효과라고 추측돼요. 이카로스라고 한다면 '인간의 기술의 결정'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게다가 동시에 '억제의 상실에 의한 추락'이라는 면도 있어요"
 "과연... 그렇다면 우리들과 싸우던 시절의 시오리는..."
 "떠올리게 만들지 마세요. 그 시절의 저는 정말로 파묻어버리고 싶은 과거니까..."


 마리아 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후지타카 씨도 앗 하고 떠올렸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던 시기다, 그 때는.


 "그건, 그렇네... 나도 악을 관철한다고 말했었지만... 가장 괴로운 시기였어"
 "뭐, 사람은 과거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거잖아요... 마리아 씨도 시오리 씨도 젊은 혈기의 소치로 방황했던 시기였으니 그걸 양식삼아서..."


 응, 후지타카 씨가 좋은 말을 했다.
 완벽한 배려다.
 어째서 인기가 없는걸까. 이유를 모르겠네.


 "주제로 돌아와서, 히비키 씨의 우자의 돌과 이카로스의 밀랍의 가장 커다란 차이. 마찬가지로 융햡증례의 부산물이면서도 효과가 완전히 다른 이유인데요, 이건 두 사람간의 증례의 차이...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성격의 차이...인가?"
 "히비키 씨의 경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포지티브 반응의 결과 생긴 것이 우자의 돌이죠. 시오리 씨의 경우에는 에너지를 고정, 저장하는 형태로 반응이 일어났어요"


 끄아ー! 설마 여기서 아싸와 인싸(물리)의 차이가ー!


 "과연, 융합증례의 개인차와 성유물 그 자체의 특성이라는 거네... 이카로스라고 한다면 또 하나, '자유의 해방'이라는 이미지도 있지"
 "맞아요, 아마도 그것도 관계가 있어서 밀랍이 에너지 위상을 고정하는 특성을 가졌다...고, 저는 추측해요"


 과연... 일단 나의 의문은 해소됐다.
 전문용어가 그다지 나오지 않은 덕분에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엘프나인의 강의는 도움이 되네!"
 "그럼, 다음에는 제가 시오리 씨에게 질문해도 될까요?"
 "응?"
 "시오리 씨의 안에 있는 '피닉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나요?"


 ...미안, 설마 내가 답하는 쪽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답변을 준비하지 않았어...
 나에게 피닉스란...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감각을 곤두세웠다.
 

 노래를 떠올리는 것처럼, 그 본질을 느꼈다.


 "삶과 죽음의 순환, 원초적 불꽃의 노래, 영겁으로의 회귀... 어...? 어라?"


 어라, 이미지가 이상하다.
 피닉스라고 한다면 보통 전설의 생물로... 죽어도 부활한다?


 "...? 무슨 일이야 시오리?"
 "...불사의 존자인 피닉스는 어째서, 지금 이 세계에 없는걸까요? 드래곤 같은건, 영웅에게 쓰러지거나 수명을 다하던가 하지만... 그리고 그 시작은... 어디부터일까요? 인류를 만들었다고 하는 구 지배자인 카스토디언의 시대에는 이미 있었던 걸까요... 그렇지 않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불꽃의 대지, 별의 시작, 생명의 시작... 그래, 그런거였다...
 바다가 생기고, 육지가 생기고, 대기가 생겨도 불꽃은 별의 안에 남아있다.


 "시오리 씨! 정신 차리세요!"


 모두가 걱정하며 이 쪽을 바라보는걸 보고, 나의 의식이 현재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일순간에 말이 정리됐다!


 "그런가... 생명의 순환으로 돌아간거야! ...내 '이전'의 피닉스는... 이 별의 안으로 돌아간거야...!"
 "시오리!"
 "괜찮아요, 그냥 조금 이해한 것 뿐이에요. 별의 생명의 순환, 레이라인의 안을 통과하는 에너지 속으로 이전의 피닉스가 돌아갔다는 것을"
 "시오리 씨? 괜찮아요? 그건 괜찮은게 아니라 환각같은걸 본게 아니에요?"
 후지타카 씨가 의외로 진지하게 걱정하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과연! 저도 조금은 알겠어요! 피닉스가 현자의 돌과 동일시되는 이유를!"
 "방금 그걸로 알아낸거야 엘프나인!?"
 "엘프나인!?"
 "그래... 전부 간단한거에요! 생명의 에너지란... 우주란!"


 ...? 어라 왠지 엘프나인의 눈이 빙글빙글 돌고있어...?


 "...엘프나인...?"


 이... 이건!


 "쿠울ー"


 눈을 뜬 채로... 자고 있어...!


 "...자고 있네 ...뭐랄까 요즘엔 과로했으니..."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 Linker를 만들거나 이것저것 했으니까...


 "...그러고보니 왠지 자기 전에는 왠지 우주의 진리라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그러네..."
 "그럼, 제 1회 이단기술회의는 이 쯤에서 폐회하는걸로 할까..."


 흐지부지 끝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