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8화

아마노프 2019. 9. 11. 22:46

【카자링 콜라보】오링 라디오/최후의 심판【카자나리 츠바사 씨】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심장에 손이 닿는다. 살아있다는걸 확인해본다.


 이 세상에서 태어난 것이 사라지지 않는 사실이라면 살아가는 것은 그 증명이겠지.



 "츠바사 씨랑... 친구가 됐다..."


 나같은 것과 친구가 된다니 괜찮은걸까. 두려워 누구의 손도 잡지 않았던 나 따위와.


 ...이건 그건가. '이제 도망칠 곳은 없어'적인 건가? 계속 도망쳐 온 인생이지만 제대로 마주봐야 할 때가 와버린 것인가.


 공지를 변경한다.



 '스튜디오 방송 레알!? 대단하네!', '점심 쯤에 츠바사 씨의 공식 공지에도 나왔다고', '오링 힘내라. 엄청 힘내라', '오링도 거물이 됐구나', '괜찮아? 오링 살아있어?', '오링 츠바사 씨 팬이잖아. 잘 됐네.', '하지만 오링은 분명히 찌질대고 있을걸', '숨도 못 쉴 오링을 기대함'
 계속해서 시청자의 코멘트가 밀려든다. 대부분은 응원의 메세지였다.
 무심코 다시 울 것 같았지만 참았다. 이 공벌레 녀석들에게마저 울까보냐.


 "아무리 오링이 멀리 떠난다고 해도 우린 오링의 그늘 밑에 있다고!', '오링이 있는 곳이 스튜디오나 스테이지라도 오링이 있다면 그 곳이 그늘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가라! 오링!' 


 여태까지 줄곧 어둠의 주민들을 바보취급했는데... 뭐야 너희들. 언제나 나를 바보취급한 주제에 이럴 때에는 응원하다니. 그런 녀석들 아니었잖아?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나왔다. 제길. 오늘은 계속 울기만 한다.


 얼굴을 닦고 목소리를 다듬은 후 방송을 개시한다.


 "지금부터 커다란 무대에 서는 저지만 바뀌지 않고 그늘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언제나처럼 여러분들이 제 어둠을 비웃어 주세요. 그게 저에겐 위안이고 최고의 응원이에요."
 '오링 시 쓰고 앉았네', '오링은 그늘. 우리는 공벌레', '질척대고 있네', '거드름 피우지 마', '건방떨지 마' 방송이 시작할 때에는 응원이 많았는데 점점 언제나처럼 바보취급하는 코멘트가 늘어난다.


 좋아, 웃자.


 "그런고로 너희들은 죽어줘야겠어. 오늘은 BL게임 방송이다. 오늘은 여장소년물이라고!" 
 '으악!', '으악!', '하지마', '봐 주세요', '기다렸다', '이성애자를 이 쪽에 끌어들여', '갑자기 더러오링이 되는거 그만둬' 일순간에 감동적이었던 코멘트란이 지옥으로 변한다. 솟아오르는 비명. 그래 이걸로 좋다.



 "참고로 콜라보 라디오 제목은 카자나리 츠바사 씨와 제 이름을 따서 '카자링 콜라보' 오링 라디오/최후의 심판이고 일요일 20시 반 부터 방을 팔 테니까 잘 부탁해!"



 자아, 어둠으로 끌어들이자.
 나야말로 그늘이며, 나야말로 모에 보이스 스트리머 오링이로다.



 아직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나에게는 어둠이 함께한다.





 생방송 날까지 별 일 없이 지나갔다.
 거짓말이다. 아무 일도 없지 않았다. 사쿠라이 료코 씨가 최근 오지 않는다. 따라서 타치바나 씨하고 함께 사령관에게 특훈을 받았다.
 요즘에는 이카로스를 장착한 내 상대를 해주고 있다. 변함없이 사령관은 너무 이상해... 뭔가요, 고무탄이긴 하지만 기관총탄을 전부 쳐내다니...


 내 이카로스가 발현하고 있는 암 기어는 세 개. 첫 번째는 '페더 클록(이름 지음)' 이건 나를 감싼 소형의 비행 유닛을 겸하는 장비이다. 임의로 분리해 날릴 수 있어서 사령관에게 잡히거나 했을 때 즉시 퍼지해 날려버리는 식으로 회피하거나 할 때 사용해서 칭찬받았다.
 거기다 이건 사용한 후 재전개가 가능하다. 성유물의 힘 쩔어! 하지만 사령관이 가볍게 치니 부서졌다. 원통하다.


 두 번째 장비는 '내장 기관총'이다. 어깨에 두 문. 팔에 네 문의 기관포. 풀 버스트를 하면 트럭을 10초 안에 철조각으로 만드는 엄청난 장비다! 참고로 타치바나 씨는 펀치로 한 방에 트럭을 분쇄했다! 나는 쓰레기야...


 거기에 서 번째, '멀티 런쳐'. 나의 메인 장비이며 연막탄이나 끈끈이, 그리고 가스캔을 발사하는게 가능하다.
 노이즈 상대로는 도움도 뭣도 안 될 것 같지만 이건 그 사령관이나 타치바나 씨 상대로는 잘 통한다!
 끈끈이로는 그 사령관의 발을 5초나 멈췄고, 연막탄으로 타치바나 씨에게서 한 번 이겼다.


 참고로 가스캔 말인데, 이건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것이라 모의전에서는 쓰지 않고 테스트로 폐차된 차량을 향해 써 봤는데 말도 안 되는 위력이었다. 도심에서는 쓸 수 없으니 아마도 나올 차례는 영원히 없을 것이다.


 ...타치바나 씨에게 한 번 이겼지만 하루 5번 싸워서 3일간 총 15번 중 첫 번째 싸움에 초견살로 이긴 것이다.


 나머지는 전부 졌다. 나는 잔챙이야...


 
 그건 그렇다 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요일이다. 어제는 아무래도 타치바나 씨하고 그 친구, 그리고 츠바사 씨 세 명이서 놀러 갔다는 것 같다.
 츠바사 씨가 메일로 알려줬다.


 ...사실은 그 때 이후 츠바사 씨와 만나지도 않았고 말도 안 했다. 전부 메일이나 전화로 해결했다.


 못 만난게 아니다. 내 쪽에서 피한거다.


 ...아직은 무서워. 아직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츠바사 씨와 함께 방송을 한다. 모두 오늘 결정된다.



 스튜디오에 향하는 발걸음이 바위처럼 무겁다. 몇 번이고 멈춰서, 몇 번이고 되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아갔다. 어둠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안녕하세요 츠바사 씨."
 "기다렸어 ...시오리"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츠바사 씨와 만났다. 그리고 츠바사 씨는 손을  내밀어 주었다.


 나는 그것을, 잡지 않고.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츠바사 씨가 내 손을 잡아주었다.


 "괜찮아. 시오리가 조금 부끄럼쟁이인건 알고있어. 그러니 내가 이끌어 줄게"


 내가 그 말에 고개를 들자, 그 곳에는 상냥한 미소를 보이는 츠바사 씨가 있었다.





 장난 아니야. 또 죽을거 같아.



 처음으로 보는 표정, 나 조금 무리일지도. 죽을거같아아...


 "아... 앗... 저기.... 저기말이죠! 갈까요! 이제 곧 시작이니까요. 빛과 어둠의 라디오를 시작하죠!"


 이런 좋은 미소를 지어주는 츠바사 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 소심쟁이 하트를 불태운다. 생명을 불태워라.


 "후훗"


 그만둬 주시겠어요. 그만둬 주시겠어요. 저를 또 그 고귀함으로 죽일 셈인가요 이 가희님은.





 "오링 라디오, 최후의 심판"
 "게스트는 저, 카자나리 츠바사가 함께합니다."
 '시작했다!', '오링이 훈남 목소리 내고 있어', '모에 보이스 버리지 마', '진짜 츠바사 씨다!', '그보다 스튜디오 방송이라니 오링 잘 나가네', '쓸데없는 잔소리는 수명을 줄일거야, 주로 오링의 수명을 말이지' 코멘트가 전에 본 적 없는 속도로 흐른다. 시청자 수가 5만을 넘었다고 이거. 
 너무 긴장해서 훈남 보이스로 말 했잖아.


 "네, 저도 뭐가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왜인지 츠바사 씨의 권유로 스튜디오에서 방송하고 있어요. 인생 뭐가 일어날지 모르니까 하루하루 이 악물고 사는거에요 모두들. 그런데 왜 츠바사 씨는 저와 콜라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시청자 여러분과 즐겁게 이야기하는걸 봤어요. 그걸 보니 즐거워 보이는구나~ 나도 끼고 싶네~라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오링 씨는 제 팬이라던데 제 어떤 부분이 좋았을까나?"


 앗앗앗앗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그런걸 묻는건 너무 잔혹해요.


 "그, 그, ...그건 말이죠 ...저에게 없는 빛남이, 츠바사 씨라는 빛의 광채가... 너무나 아름답게 보여서..."
 '소심한 민달팽이', '종신 명예 음침녀', '평소처럼 우쭐거리지 않는 모에 보이스 스트리머', '인기 스트리머' 등의 매도가 나를 향해 무수히 날아온다. 그걸 자세히 보니 평소에 날 매도하던 녀석들의 아이디라 왠지 안심했다.


 "후훗 귀엽네. 오링은... 그런 고로 첫 기획. 제가 가져온 기획은 '오링의 귀여운 점을 말 해보자' 이건 제 매니저 씨와 제가 이전 어카이브나 로그를 보고 독단과 편견으로 고른 오링의 귀어운 점을 픽업해온 코너"
 "으앗!! 무슨 기획이 그래요, 츠바사 씨!?"
 '츠바사 씨가 오링을 이름으로 부르네!', '사이 좋네', '오링은 계속 이렇게 귀엽게 방송해라', 'BL 게임으로 지옥을 본 여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네' 내 귀여움 따위 목소리 뿐이라고! 나한테 빠지지 말고 내 목소리와 츠바사 씨에게 빠져!


 그런데 이 최후의 심판이란 타이틀에 맞춰서 이런 기획을 들고 오신건가요, 츠바사 씨!?


 "오링의 귀여운 점 첫 번째 '목소리.' 그 귀여운 목소리를 잘 사용해요.'
 '확실히', '그거에 낚인게 우리들이지', '기본이지' 뭐, 뭐, 그렇긴 하지만...

 "오링의 귀여운 점 두 번째 '우쭐거리다 실패함.'  열심히 강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점"
  '허접 오링의 대명사', '오링 참패 시리즈', '안다' 갑자기 때리지 마! 그보다 츠바사 씨에게도 나의 그런 모습을 보여버린 건가...


 "오링의 귀여운 점 세 번째 '긴장하면 헤롱헤롱하게 되는 점.' 평소에 오링과 만나니까 알게 됐는데요, 제 앞에서는 곧바로 그렇게 돼서..."
 "우악! 츠바사 씨 잠깐"
 ''평소'부터!?', '뭐야 오링하고 실친임!?', '아니 잠깐, 이상하지 않다고. 오링... 모에 보이스... 모든게 이어졌다!', '음악 관련해서 만났나보네. 과연 과연..!?' 위험해 위험해 신변을 들켜버렷! 악플세례를 받아버렷!


 '뭐, 별로 신기한 일은 아니지', '오히려 오링의 토크 스킬같은걸 보고 평범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오링의 어둠은 진짜라고...', '그 허접함이 리얼에서도 발동되고 있다는 시점에서...' 어라? 예상한 반응하고 다르다고?


 "이런 식으로 소심한 점도 귀여운 점이네."
 '알아', '츠바사 씨라면 오링을 맡길 수 있어', '오링을 더 괴롭혀 츠바사 씨' 어라-? 혹시...


 '처음부터 걱정한건 오링 혼자였다는 건가?'


 ...으앗!!!!!!


 "이런 점이네. 자 그럼 제가 가져온 기획은 여기까지. 다음은 오링의 기획인데 괜찮아?"


 엄청나게 웃는 얼굴로 이 쪽을 보는 츠바사 씨. 이... 이...!! 츠바사 씨!!!


 그런 웃은 얼굴을 해도... 용서한다!!!!!!


 '비극의 라이브'가 일어난 날부터 계속 보지 못했던 상냥한 미소의 츠바사 씨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살아온 의미가 있었다.


 "츠바사 씨의 미소를 봐서... 용서합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제 응석을 하나 들어주셔야 돼요."


 떠올렸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봉인한 계획.
 그것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기대되네 오링의 기획"


 나는 숨을 삼키고 미소짓는 츠바사 씨에게 말한다.


 "하... 함께 노래를 불러주세요!!!"
 "좋아, 같이 부르자"
 '오링, 잘 말했다', '울었다', '대 승 리', '오링 우승 시리즈', '고마워 츠바사 씨' 나의 기분을 대변해주는 듯한 코멘트가 흘러간다.


 나는 오늘 이 날을 절대 못 잊겠지. 이런 즐거운 기분으로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나는 반 정도 울먹이는 소리로 'ORBITAL BEAT'을 함께 불렀다.


 이 곡을 선택한건 츠바사 씨였다. 나는 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래불렀다. 내 모든 것을 걸고 불렀다.

 이 순간을 7만 이상의 사람들이 봐줬던 것이 정말, 기뻤다.




 이렇게 우리들의 첫 콜라보 방송은 무사히 끝났다. 언젠가  또 콜라보를 하자고 약속을 나누면서.



그저 다음날 아침, '오링 메트로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어제 한 방송의 클립 영상과 내가 했던 추태를 교차하며 보이는 영상이 동영상 사이트에서 하루종일 1위를 했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