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65화
카르마의 그림자
"그래서, 그 재의 정체를 알아낸건가? 료코군"
"맞아, 역시 이건 평범한 재가 아니었어... 제 1질료 '프리마 마테리얼'. 즉 세계 만물을 구축하는 근원물질이야"
"그렇다는건, 그녀가?"
"그렇네. 십중팔구 그녀가 만들어낸거겠지. 노이즈를 역으로 프리마 마테리얼로 분해한다는게 틀림없을거야"
"그러면 뭔가 안 좋은건가?"
"그러네... 굳이 꼽자면 적이 된다면 심포기어의 배리어 코팅마저 뚫어버리는 막을 수 없는 적이 되겠지"
"...그녀에 한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거라고 믿고 싶지만"
"그녀 자신이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해도, 오사하거나, 세뇌당하거나, 폭주하거나,상상할 수 있는 위험은 한두개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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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새로운 적이 쳐들어온다.
너무나 많은 노이즈의 수에 카나데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멀리서 울리는 파괴음만이 아직 싸우고 있다는걸 알려주고 있다.
"――윽!! 먼지로 사라져!!"
노래를 불꽃으로 바꿔 지면에 때려박는걸로 불꽃의 쓰나미를 일으켜 주위의 노이즈를 한꺼번에 태워버린다――.
하지만 무리가 쌓였던건지, 결국 힘이 빠진 시오리는 무릎을 꿇었다.
――아직, 아직 할 수 있어...!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무리해서 다시 일어서려던 시오리는 기우뚱 앞으로 쓰러졌다.
마치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진 것처럼 자세를 무너트린 시오리는 자신의 발을 보았다.
거기에는 프로텍터 째로 잿빛으로 변색되어 무너진 오른발과 잿더미가 있었다.
――읏!!
순간, 시오리는 그것이 자신의 최후라는걸 이해했다.
이것이 힘의 대가라는걸.
"싫어... 나는... 나는 돌아갈거야... 츠바사 씨가, 모두가 있는 곳으로..."
얼굴을 드니 눈 앞에는 아직도 대량의 노이즈가 있다.
노이즈는 멈추지 않고 다가온다.
"나는... 죽고싶지 않아! 이런 곳에서! 또다시!!"
아직 움직이는 팔을 휘둘러, 불꽃을 조작해 노이즈를 태워가지만, 손가락 끝에서부터 서서히 감각이 사라져간다.
"돌아갈거야아!!! 츠바사 씨가 있는 곳으로오오!!"
팔을 휘두른 탓에 오른 팔이 어깨부터 무너져 떨어졌다.
"어이! 정신차려!"
노이즈의 무리를 가르고 카나데가 이쪽을 향해 뛰어왔다.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노이즈가 접근해와서.
"어이! 눈을 떠!"
멀리 있었을 터인 카나데가, 바로 옆에서 시오리를 안아들었다.
"카... 카나데 씨. 저, 저 죽고싶지 않아요...!"
"괜찮아... 너는 살 수 있어"
무너져 떨어졌을 시오리의 손발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고, 서서히 시야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무수히 있었던 노이즈도 없고, 주변의 광경도 달랐다.
그 곳은 시오리가 세이프하우스로 빌린 방이었다.
"...나, 살아있어...?"
"그래, 확실히말야"
"하하... 다행이다... 하지만 어떻게... 어라?"
눈을 뜨니 천천히 시오리의 머리가 제대로 돌기 시작햇다.
아침에 노이즈와 싸운 후, 카나데와 이야기하고, 그때 헤어진 이후 한 번 세이프하우스에 돌아와 몸을 쉬려고 침대에 누웠다.
"지금건, 꿈...?"
"그래, 꿈이야"
"하지만 어째서 카나데 씨가 여기에 있어요?"
세이프 하우스의 장소는 알려졌을 테고, 열쇠도 뭐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카나데는 무슨 일로 온 걸까.
"연락해도 받지 않으니까 마침 근처에 있으니 상태를 보고 오라고 했어. 그런데 방 앞에서 시오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
"...죄송해요. 꼴사나운 모습을..."
아무래도 단말기에 온 연락을 받지 못한 채 자고있다가 가위에 눌린 것 같다. 카나데에게 안긴채로 시오리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저기, 이제 괜찮아요"
"..."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꿈 속에서처럼 실제로 기어다닌 듯 해서 침대에 멀리 떨어진 이곳저곳에 부딪친 덕분에 전신이 아프지만, 시오리는 괜찮다고 했다.
"...슬슬 놔주셔도 돼요"
"정말로 괜찮은거야"
"끔찍한 악몽을 꾼 것 뿐이에요"
"돌아가지 못하고 죽는 꿈인가"
"네..."
카나데가 들은 시오리의 외침은, 그녀가 꿈 속에서 외친 것과 같았다.
"저는, 돌아가고 싶어요... 모두가 있는 세계에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왔는지조차 모른다구요..."
시오리의 불안에, 카나데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어떻게 말해줘야 좋은 걸까.
"나는 그것엔 답해줄 수 없어. 하지만 사는걸 포기하지 마...! 그렇다면 찬스는 분명 올테니까"
살아만 있다면, 가능성은 제로가 아닐 터다.
카나데의 답은 눈 앞에서 불안에 떠는 소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츠바사..!
"반드시 네가 죽게 두지 않을거아. 그러니 포기하지 마"
이제 더이상 무언가를 빼앗길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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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데 씨, 아까는 고마웠어요"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네가 죽지 않게 지켜주는 것 뿐이야"
"...저도, 포기하지 않을게요"
"그거면 됐어"
두 사람은 2과 본부의 복도를 걸었다. 이유는 '호출'이다.
아무래도 도착하면 설명해주겠다는 것 같아서, 무슨 용건인지 시오리는 몰랐다.
"잘 왔다 카가미 군. 방금 전엔 괜찮았나?"
"걱정 끼쳐드렸네요. 역시 비정상적인 일을 당하니 좀 불한해져서, 악몽을 꿨어요"
"그런가, 그런 너에게 하나 좋은 보고가 있지. 료코 군"
카자나리 사령관의 신호에 사쿠라이 료코는 모니터를 전환했다.
"이건, 아우프바헨 파형?"
"반은 정답이고 반은 틀렸네, 이게 삼일 전, 네가 나타났을 때 관측된 '시공의 일그러짐'의 파형 패턴이야"
"시공의 일그러짐?"
"맞아, 노이즈가 나타났을 때의 에너지 패턴에 가깝네. 그리고 이 파형 패턴은... 과거에 몇 번 관측된 적이 있어"
료코의 말에 시오리는 눈을 크게 떴다.
"즉, 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그래 카나데가 말한 대로... 하지만 하나 안 좋은 뉴스도 있어"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모니터를 전환했다.
거기에 비치는 것은 검은 노이즈. 그리고 붕괴한 라이브 회장.
"관측된 것 중 가장 최근의 것이 시오리가 왔을 때의 일그러짐이고, 그 다음으로 가까운게"
"카르마노이즈...! 그 참극이라고!"
카나데가 외쳤다. 그건 이 세계의 카자나리 츠바사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니까.
"어쩌면, 아직 만약일 뿐이지만 카르마노이즈와 무언가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그것만은 기억해 둬"
"카르마... 노이즈..."
시오리는 말할 수 없는 불안과 함께 조만간 이 적과 만나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과거 데이터에서조차 느껴지는 그 불길함에, 시오리는 손이 떨리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떨림은 다른 요인으로 멈추었다.
"안심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너를 지켜줄게"
카나데가 시오리의 손을 잡았다.
"반드시, 너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줄거야"
"카나데 씨..."
그 말에 시오리는, 안도의 웃음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