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58화
IF 번외편 : 환상을 쫓는 자
나의 피에는 노래가 흐른다.
이제는 더이상 없는 그 사람이 준 노래에 의해서 나는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이뤄야 할 일은――
-Blue Cyclone-
노이즈를 쳐올려, 잘게 잘라버리는 푸른 빛의 용권풍 속에서 소녀가 날아오른다.
"너로 마지막"
-Ray Blade Rain-
오른 팔에 고정된 검을 휘두르면, 거인같은 노이즈에게 빛의 칼날이 비처럼 쏟아지며 차례로 꽃혀 이윽고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된 노이즈는 산산이 흩어졌다.
모든 적을 때려눕히고, 땅에 내려선 것은 한 사람의 소녀, 빛바랜 푸른 기어를 장착한 그녀의 눈동자엔 빛이 없다.
승리했는데도, 그 얼굴에 기쁨도 안도도 없고 그저 있는건 낙담 뿐.
――그나저나, 오늘은 '검은 녀석'이 없었는데...
폐허의 산이 된 도시를 바라본다. 쌓인 검은 재는 노이즈의 것만이 아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 사실에 자신의 약함에 소녀는 한숨을 쉬었다.
"수고했습니다 시오리. 당신 덕분에 오늘도 사람들의 평화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려고 한게 아니에요, 나는 그저 노이즈를 처리한 것 뿐이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이야말로 '본부'에 들러주시죠. 슬슬 '제거'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죠? 당신을 대체할 사람은 없다구요"
――나참, 저 빌어먹을 자식이...
마음 속으로 시오리는 욕설을 퍼부었다.
"이번엔 몇 명이나 희생시켰나요"
"여섯 명. 뭐, 대의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희생이죠"
"나도 당신도 편히 죽지는 못하겠네"
시오리는 그렇게 말하고 통신을 끊었다.
카가미 시오리, 카자나리 후도에 의해 '재건'된 특이재해대책기동부2과에 소속된 단 한 명의 주자이다.
그 '참극'의 단 하나의 생존자이며, 아메노하바키리의 융합증례.
그리고 현재 '카르마 화'한 검은 노이즈를 쓰러뜨리는게 가능한, 단 하나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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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과 본부. 카자나리 후도는 최고책임자로서 그 괴뢰*와 대의를 위해서라면 다소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구성된 쓰레기장 같은 조직의, 가장 불쾌한 장소.
솔직히 말하자면, 시오리는 그 장소가 싫었다.
자신도 또한 대의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약자'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들어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덜컹덜컹하고 '화물'처럼 운반되는 '실험체'의 비참한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죽는걸까. 그렇지 않으면 싸움 중에 죽게 될까.
"어라, 의외로 빨리 도착했군요"
"옷은 갈아입고 오는게 어떤가요. 웰 사령관"
존 웨인 웰킨게트릭스 사령관, 한 때는 미국의 F.I.S에 소속된 연구소에 있었으나, 구 2과가 파멸한 뒤로 연구성과와 함께 일본에 몰래 망명해 2과가 재건될 때 사령관의 자리까지 오른 사내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하는 것은 주로 사령관으로서의 일이 아닌 연구자, 기술자로서 성유물, 특히 심포기어 시스템의 해석과 운용, 개발이다.
2과의 파멸의 피해는 두 사람의 주자 '츠바이 윙'의 죽음 뿐만 아니라, 개발자였던 사쿠라이 료코의 죽음도 포함되었다.
'카르마노이즈'라고 불리는 검은 변이체 노이즈는 그 정도의 상처를 남긴 것이다.
"확실히 당신의 시술에 쓸데없는 불순물이 들어간다면 큰일이니까요, 영웅 씨"
"그 호칭은 악의밖에 느껴지지 않네요. 불쾌하네요. 죽을래요"
"그건 좀 봐줬으면 하는데요, 완전한 융합증례는 당신 하나밖에 없으니까"
지금, 2과에 행해지는 심포기어 연구개발방침은 생체와의 동화 운용.
즉 융합증례를 인위적으로 일으키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밤낮으로 고아나 '호문쿨루스'를 피험체로 실험을 진행하지만, 뭐가 문제인지 파손된 궁그닐이나 아메노하바키리의 파편의 적합자는 나타나지 않고, 그저 시체가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호문쿨루스를 사용한 양산은 어떻게 됐나요"
"호문쿨루스에 대한 각인으로도 역시 안 되네요. 이번에는 전멸입니다. 역시 제대로 된 '사랑'이 없으면"
심포기어와의 적합은 기적이 아니다. 각각의 적성과 의지야말로 적합을 이뤄낸다.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건 '사랑'.
"그래! 시오리 씨의 카자나리 츠바사에 대한 마음 정도의 강한 사랑이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하는건데!"
"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빨리 제거작업을 하고 다음을 대비하죠. 양산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죽을 때까지 싸울거에요. 그것뿐이에요"
"거참- 박정한 사람이네"
시오리는 웰의 농담에 어울릴 생각은 없다는 듯 말을 끊고 시술실로 향했다.
"그래, 나는 죽을 때까지 싸울거야. 그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
용합증례는, 정규 심포기어의 적합과 다르게, 적성을 조금이지만 느슨하게 만드는게 가능하다. 덤으로 폭발적인 적합계수와 출력의 상승, 그리고 부담의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
한 때 두 사람의 주자의 목숨을 뺏은 '절창'을 발동해도, 목숨에 전혀 영향이 없을 정도로.
허나 좋은 것만 있는건 아니다. 성유물이 육체를 침식해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도 수반된다.
따라서 안티링커라고 불리는 약품을 기초로 만들어진 제거제로 신경이나 장기가 위험한 레벨의 침식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덤으로 제거를 하면 할 수록 부작용으로 몸에 커다란 부담이 된다. 따라서 시오리는 정기적으로 커다란 부담이 되기 직전에 제거를 한다.
하지만 당면한 최대의 문제는 그 처치를 할 수 있는건 웰 박사밖에 없다는 것.
시오리는 웰이 참을 수 없이 싫었다.
그건, 그야말로 자신의, 단 한명의 이해자이니까.
그리고 단 한명의 '동료'니까.
카자나리 츠바사라는 '이상'의 환상을 계속 쫓는 아이.
영웅이라는 이상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유치한 남자.
――정말로, 맘에 들지 않는다.
시술대에 누우며, 시오리는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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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바키리 오링https://img.syosetu.org/img/user/133432/44877.png
이 세계의 오링은 방송을 하지 않습니다.
생각나면 이어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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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傀儡 꼭두각시. 문맥에 안 어울리는 뜻이지만 해석이 안 돼 일단 그냥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