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44화
모래 위의 진실
강한 햇살, 바닷물의 냄새, 하얀 백사장, 파란 바다.
우리들은 지금, 츠쿠바에 있는 정부 소유의 사유지에 와 있다.
목적은 당연히 특훈... 이 아니라 레크리에이션이다.
...그래, 알고 있다고.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내가 불리고, 수영복 지참에, 엘프나인이 참가. 즉 숨돌리기를 위한 행사이다.
당연하지만 햇빛을 막기 위해 수영복 위에 파카를 입고 파라솔 준비도 만전, 덤으로 나는 햇빛에 특히 약해서 선글라스도 지참했다.
무거운 짐에 수박까지 추가해서 처음엔 차로 데리러 와준 마리아 씨에게 '당신, 너무 들떴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다해도 마리아 씨 역시 선글라스를 꼈고, 부활한 '아가트람'의 힘을 자유자재로 쓰고싶다고 의욕만만이었으니 너무 들뜬건 서로 마찬가지다.
그리고, 실제로 도착해서 말이지만.
이건... 더워.
"괜찮아 시오리?"
"별로."
"역시 컨디션이 나쁜게..."
"아니, 여름의 햇살 아래 나올 기회가 지금까지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없었으니까..."
"좀 더 밖으로 나가."
삼가 아룁니다, 시청자 분들. 모에 보이스 허접 주자라는 별명을 가진 생물은, 빠르게 파라솔 아래 죽은듯이 늘어져 츠바사 씨에게 걱정받았습니다.
어쩔 수 없잖아. 나는 제대로 인도어파니까.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난방. 적정온도와 적정습도 안에서만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생물이다.
그보다 츠바사 씨의 육체미가 장난이 아니다. 마리아 씨의 풍만한 체형도 좋지만 역시 츠바사 씨의 벼려진 칼과 같은 슬림한 체형이 정말 아름답다. 그래... 정말 아름다워.
"그래도 저는 아직 발에 금이 가 있으니 일부밖에 참가하지 못 해요. 츠바사 씨는 제대로 즐겨주세요."
"즐기다니, 이건 특훈인데."
"특훈일 리가 없잖아요. 레크리에이션... 숨돌리기에요. 요즘 계속 다들 긴장하고만 있었으니까 사령관님이 신경써주신 거라고요."
"그... 그런가!"
아까 코히나타 씨와 크리스 씨가 츠바사 씨만 기백이 다르다같은 소리를 소근소근 귀뜀해준 덕분에 눈치챘지만, 츠바사 씨는 진짜로 특훈이라고 생각하고 온 것 같다. 지적했더니 좀 부끄러워하는게... 이건... 너무 고귀해서 죽을거같아... 역시 츠바사 씨가 부끄러워하는 얼굴도 좋다. 응.
하지만, 사전연락으로는 일단 제대로 특훈도 한다고 했으니 그건 나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달까 특훈 정말로 혹독하지. 특히 체력이 없는 나는 사령관님이 짜준 특푼 메뉴 대부분의 할당량을 달성하지도 못하고.
오가와 씨가 연습에 함께해줄 때는 조금 적당히랄까, 봐주니까 그 쪽이 좋지만 공교롭게도 오가와 씨는 일로 연구소에 갔다.
파라솔 아래, 비치 체어에 누워, 아이스 박스에서 콜라를 꺼낸다.
그러고보니... 다들 점심은 어떻게 할 셈일까... 확실히 이 주변은 정부 소유의 토지니까 바다의 집이라던가 매점같은건 없는데...
...
안 좋네. 이건 아마 장을 보러 갈 사람을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패턴이다... 각오해두자.
하아...
평화롭다, 평온해.
이렇게 파라솔 그늘에서 건간하게 노는 일행을 보고있으니 정말로 평화롭다고 느껴진다.
이게 우리들이 원했던 것이다.
정말로.
"아야"
"죄송이에요오오!!"
멍하니 있던 탓에 날아온 비치 발리볼의 공이 얼굴에 직격했지만 뭐 괜찮다. 방금건 피하지 못한 내가 나빴다.
일단 저 쪽에 서브로 되던져주...
지 못했다.
"시오리이! 뭐 하는거야아!"
"시끄럽네! 크리스 씨! 한번 더야!"
의식을 집중해 다시 한번 위로 던져서 떨어지는 공을 친...
실패했다...
"시오리이..."
불쌍한걸 보는 눈으로 크리스 씨가 날 바라본다.
"에에이! 동정하지 마! 날 동정하지 마아아!!"
어쩔 수 없으니 평범하게 던졌다.
난 운동은 쓰레기니까.
우쭐댈 수 없어.
그럼, 나도 준비를 시작해볼까――.
비닐 시트, 수박, 봉, 눈가리개용 아이마스크.
할 일은 그저 하나. 수박깨기다. 예비 수박은 3개. 엄청나게 무거웠지만 기대하고 있었다.
"모두들 잠깐 여기로―."
"오오! 시오리 씨! 그건 설마!"
'설마하던 수박깨기 에요!?"
"쓸데없이 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수박을 세 개나 가지고 온거야!?"
마리아 씨가 질린 눈으로 보지만, 일단 대체로 호평이니 이 쯤에서 발표해두자.
"이 수박깨기의 룰은 조금 달라서요, 15미터 앞에서 빙글빙글 돌고 시작하는데에 더해,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은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이 맡는거에요."
이런건 다들 소란떨며 지시하는 것도 좋지만, 일부러 한 명으로 한 이유, 그것은.
"그리고 한 사람 더, 이번에는 거짓으로 지시하는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해요. 거짓인지 진실인지 어느 쪽을 믿을지는 자신의 마음! 이라는 거죠."
즉 한 명이 지시를 하고, 다른 한 명이 거짓 지시를 한다. 눈을 가린 사람은 어느 쪽을 믿을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참고로 말이죠, 하는 순서는 엘프나인, 키리카, 시라베, 타치바나와 코히나타 씨... 즉 생일순이라서 저는 마지막이에요."
"저도 하는거에요!?"
"기왕이니 즐겨봐."
"재밌을거 같아요!"
...사실 이 룰은 인터넷으로 찾은 것인데 꽤나 심오하다고 한다. 서로를 믿는 동료일수록 '거짓말'을 하면 들킨다던가. 이 정도 하지 않으면 주자의 감각이면 분명 한 순간에 수박이 깨져버리니까 말야.
엘프나인의 눈을 가리고 수박에서 떨어트렸다.
"뭐 처음은 연장자와 기획자가 하는 법을 보여드릴까요."
"...조금 주눅드는데."
"아, 참고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제대로 속이지 못해 수박이 깨지면 벌 게임이 있으니..."
이렇게 못을 박지 않으면 무심코 정에 져버려 봐주고 마니까... 나도 참 정말 성격이 나쁘네! 아니 이 룰을 만든 사람의 성격이 나쁜건가!
"거짓말을... 꿰뚫어보는거야!"
앗, 마리아 씨가 각오를 한 모양이네. Are you ready?
...
첫 판은 연습을 겸해 내가 진실을 지시하고 마리아 씨가 거짓말을 지시. 하지만 거의 다 됐을 즈음에 엘프나인이 넘어져 실패했다.
두 번째 판의 뽑기는 시라베가 거짓말, 크리스 씨가 진실. 결과는 키리카가 바다에 빠지는 것으로 시라베의 승리.
세 번째 판은 시라베가 술래이고 타치바나 씨가 거짓말, 마리아 씨가 진실을 지시했다. 이건 뭐랄까 결과가 정해져있다고 할까... 타치바나 씨는 거짓말을 정말 못하는데다 마리아 씨의 '당황하지마!'로 완벽하게 승부가 정해졌다. 수박이 한 개 깨져서 타치바나 씨가 벌 게임을 받는걸로 결정됐다.
네 번째 판은 타치바나 씨가 술래. 키리카가 진실, 츠바사 씨가 거짓말... 이것도 츠바사 씨가 거짓말을 하지 못해 질 것 같았지만, 타치바나 씨의 혼신의 내리치기가 빗나가 세이프였다.
다섯 번째 판은 코히나타 씨가 술래, 엘프나인이 진실, 크리스 씨가 거짓. 이건 꽤 좋은 승부였다. 도중에 서로 '저를 믿어주세요', '나를 믿어' 하고 말다툼을 해서 꽤나 볼거리가 됐다. 수박은 깨지지 않았지만 꽤 가까이 가기는 했다.
여섯 번째 판은 크리스 씨, 츠바사 씨가 진실이고 마리아 씨가 거짓으로, 또다시 말로 싸우기 시작해 속아버린 크리스 씨가 튜브를 내리쳐서 마리아 씨의 승리였다.
일곱 번째는 츠바사 씨... 엘프나인이 진실, 내가 거짓...
"시오리."
"뭔가요."
"믿을게."
아아아아아!!!
그러지 마세요! 그렇게 정에 호소하는거!
...결과, 수박이 깨져 나도 벌 게임이 확정됐다.
여덟 번째는 마리아 씨, 키리카가 진실이고, 내가 또 거짓이다. 그래... 용서없이 속여서 공을 내려치게 해줬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 술래를 맡은 크리스 씨가 수박을 깨서 전부 깨진 것으로 게임 종료.
벌 게임은 나, 타치바나 씨, 츠바사 씨 3명으로 정해졌다.
의외로 크리스 씨와 마리아 씨가 이런 걸 잘 할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정말로 즐거웠다. 그건 그렇고 준비해온 벌 게임용 징기스칸 캬라멜은 정말 맛없었다.
"우웩ー 뭘 가져온거에요, 시오리 씨!"
"시오리, 이런걸..."
"다른 사람이 먹고 놀라는 모습을 보고싶었을 뿐인데..."
아직 오늘의 즐거움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