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33화

아마노프 2019. 9. 27. 20:46

가부간 나아가라 소녀여


 고민만 하고있어봤자 나아갈 수 없다.
 결국 마지막에 모든걸 정하는건 자신의 의사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후회는 하지 말자.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학교에 갔다.


 "안녕-! 카가미 씨!"
 "카가미 씨 오랜만-!"
 "어제 방송에서 입은 의상 대단했어! 이번 생방에서도 보고싶은데!"
 

 사실은 눈치채고 보니 학교에서 화제가 가라앉은 후에도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세 명 정도 생겼다...
 응...
 미안, 사실 자기소개 때 없어서 사실 너희들의 이름을 몰라...


 "의상이라면... 저기, 다음에 올 때 가져올까요. 페더클로...장비 쪽은 무거워서 좀 힘들지만요."


 "아싸-!"
 "아자! 우승이다!"
 "우승이라니 뭐가요"
 "딱히 없지만 우승이에요!"
 "어어..."


 여고생이라는건 어째서 이렇게 하이텐션일까...


뭐 이름을 모른다고 한다면, 화면 너머의 시청자 역시 모르는 사람 뿐이지. 
 그래, 비슷하게 대하면 되려나-?


 "그러고보니 말이죠. 그 의상에는 돈이 꽤 들었어요. 34만으로 만들어달라고 했죠."
 "생으로 보는 자만링이다!"
 "저도 그 의상이 갖고싶어서 찾아봤는데 등에 다는 것까지 합하면 가격을 70만이나 달라고 하던데요!?"
 "그거야 뭐, 진짜 카가미 씨가 입어준다면 그것만으로 선전이 되니까."


 잘 생각해보면 그야 그렇다. 본인이 보증하는거니까. 거기에 가게 앞에 사인된 사진도 있고.


 "정신차리고 보니 꽤나 유명인이 돼버렸네요, 저는."
 "하지만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는 카가미 씨는 역시 소질이 있어요~"
 "맞아맞아. 우리들이었다면 분명 학교에 오지도 못했을걸."
 "멘탈 짱쎈 오링 씨에요."
 그런걸까. 뭐 나도 얼굴의 반이 회색으로 물든 후에는 몇 번이고 학교에 가고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듣고보니 나도 꽤나 유들유들해진거같네.


 "기, 기,기,기다리는 거에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히비키 씨... 잠깐"
 왠지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네. 거기에 저 이상한 어미는 틀림없이.


 "츠바사 씨에게서 오늘 시오리 씨가 온다고 들어서... 아! 있어요! 안녕하세요 시오리 씨!"
 타치바나 씨에게 끌려온 예의 사라베와 키리카다.


 "앗 타치바나 씨다. 덤으로 편입생 애들도."
 "그러고보니 카가미 씨는 츠바사 씨는 물론이고 타치바나 씨나 유키네 씨하고도 자주 함께 있네~"
 "거기에 코히나타 씨도. 무슨 관계인지 궁금해~"
 곤란하네, 이건... 일단은 무난하게 답을 해둘까.
 "타치바나 씨와 크리스 씨는 츠바사 씨가 소개해줬어요. 코히나타 씨는 타치바나 씨가 소개해줘서 알게 됐고요. 츠바사 씨는 지금은 아시는대로 콜라보를 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지만, 처음에는 학교에서 목소리 때문에 '오링'이라는게 들켜서 그 때부터 알고 지내게 됐죠... 아, 저쪽의 두 사람도 주목받아 부끄러워하는거 같으니, 잠깐 다녀올게요."


 아무래도 여기서는 두 사람이 말을 꺼내기 힘들테고, 나도 조금 귀찮다.


 "그렇구나~"
 "다녀오세요 카가미 씨-"


 일단은 교실을 뒤로하고 복도에 나와 세 명과 합류에 중앙정원으로 향했다.


 "하아. 그 쪽에서 오지 않아도 점심에는 갔을텐데."
 "아- 죄송해요. 하지만 빠른 편이 좋지 않을까 해서."
 "정말... 타치바나 씨도, 츠바사 씨도 걱정이 많네..."


 일단은 나에게도 마음의 준비라는게 필요한데 이렇게 돌격해오는 타치바나 씨는 변함없이 나의 천적이다.


 "저... 저기! 카가미 씨! 죄송했어요."
 "전에는 그, 위선자라던가 냉혹하다던가 말해서 죄송합니다!"
 시라베와 키리카가 머리를 숙인다.


 "나야말로 미안해. 그 때는 나도 그쪽의 사정같은건 하나도 신경쓰지 않아서..."


 그래. 그 때 내 머릿속에는 번민 뿐이었다.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앞섰다.


 이카로스가 사라지고 나서는 그런건 사라졌지만. 확실히 나는 그 때 이상해져 있었으니까 말야...



 "그렇다고 해도 뭐, 서로 달리 말할게 없다면 그걸로 된거야. 나도 앙심같은건 없고, 오히려 세상을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래. 결국 세상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에 참가했던 사람은 타치바나 씨를 포함한 동료들과 FIS 사람들이다. 그저 폭주하고 폐를 끼쳤을 뿐인 나는 자고 있었고.



 "...정말로 괜찮은 거에요?"
 "괜찮고 뭐고, 결과가 전부야. 나도 잘못된 방식으로 대했고, 너희들도 방식이 너무 강압적이었지.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고, 살아있어. 그걸로 나는 용서할 수 있어."
 "...뭐랄까, 이상한 사람."
 "아하하... 시오리 씨는 언제나 이래-"


 그래. 용서하지 못하는건 과거의 자신뿐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끝.


 "그럼 이제부터 잘 부탁해. 두 사람 다."
 "자... 잘 부탁해요!"
 "잘... 부탁합니다."


 아마도, 지만, 내가 빠진 부분을 그녀들이 SONG에서 하게 되겠지.
 그것은 그녀들에게는 속죄의 기회이며, 그녀들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제 노이즈는 없어졌을테니까 위험한 일에 동원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러면, 나는 교실에 돌아갈게. 세 사람도 늦지 말고 돌아가."


 일단 이걸로 불안이 또 하나 줄었다. 화해라고 할까, 원한이 없다는걸 확인한 정도지만.
 다가오는 사람은 거부하지 않고, 떠나가는 사람은 잡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대로 하면 된다.



 ...역시 좀 박정한걸까...
 예전이었다면 이런 태도를 취한다고해도 마음이 전혀 아프지 않았을텐데...
 지금은 '정말로 이래도 되는가' 하는 물음을, 내 안의 누군가가 묻고 있다.


 "아... 그래. 뭐, 한가하면... 내 방송을 들어줘."
 "방송...?"
 "...이요?"


 그래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 두 사람에게 그런 말을 했다.


 "자세한건 크리스 씨나 타치바나 씨에게 들어. 그럼."


 내 쪽에서부터, 다가간다.


 너무나 무거운, 어려운 한 걸음이었지만.


 여기에 의미가 있다면 좋겠다.





 "역시 카가미 씨는 변했네요."
 "처음엔 정말 '말수도 적고 뭘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어!'같은 느낌이었는데-"
 "뭐... 그 자신도 변한, 아니... 변하게 된 거겠지."
 그래, 변하게 되었다.
 츠바사 씨나 타치바나 씨. 크리스 씨나 코히나타 씨...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나는 변하게 되었다.
 ...분명 지금 이런 상태야말로 행복,이라고 불러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런 날이 계속되면 좋겠어."


 문득 입으로 그런 말이 나왔다.


 "카가미 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져..."
 "...뭐 내가 아니고 출동반 사람들이 만들어낸 평화지만..."
 그래. 나는 평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좀 눈에 띄어서, 세상의 주목을 나에게 집중시키는 걸로 다른 모두가 비난의 화살이 향하지 않으면 좋겠네... 라는 정도였다.
 ...나는 정말로 누군가의 도움이 되었던걸까?


 뭐, 전부 끝나버린 지금에 와선 후회는 있지만 평화로워졌다는 걸로 됐잖아.



 좀 더 낙관적으로, 좀 더 미래를 보며 살자.




 햇살 속이라는 것도.
 역시 나쁘진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