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5화

아마노프 2019. 9. 15. 21:14

침식하는 이카로스
오링 인 더 다크니스


 원점회귀라는 단어가 있다.


 어둠에서 시작한 나는 어둠으로 돌아간다.



 "여 시오리! 같이 밥 먹자고."
 "아, 유키네 씨 나도 괜찮을까?"
 "그래 좋다고. 괜찮지 시오리?"


 ...


 최근 엄청 밝아진 크리스 씨 때문에 내 주위에 사람이 엄청나게 모여든다.


 "...앗 ...네"


 "야호-! 크리스 씨!"
 "앗 바보가 왔다."
 "바보라고 하지 마-!"


 덤으로 타치바나 씨까지 온다. 정말 질릴 정도다.


 "...아 잠깐 할 일이 생각났으니 나는 교실에 갔다올게."
 "그래, 알았어."


 당연히 할 일 같은건 없다. 속이는건 미안하지만 이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서.



 "또 도망친거야, 시오리."
 "츠바사 씨..."
 "안 돼, 도망치기만 하면."
 학교 건물이 새로워져도 옥상이 개방된 덕분에 변함없이 내 피난장소는 여기다. 하지만 츠바사 씨에게 앞질러지는 때가 많다.


 "츠바사 씨나 크리스 씨는 양지에서 살아가는 생물이지만 저는 아니에요."
 "또 그런 말을 하고. 유키네가 풀 죽을거야."
 "...'내게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밝은 곳으로 이끌어줄게.'"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네."
 "진지한 얼굴로 말해줬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해도 저는 말라붙어 죽는다니까요."


 알고지낸지 꽤 시간이 지나 츠바사 씨 상대로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내 마음 속 이야기도 털어놓게 되었다.
 하지만, 크리스 씨나 타치바나 씨 상대로는 아직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제 마음의 어둠은 말이죠, 다른 사람이 해결하게 하고싶지 않아요... 스스로가 답을 내서 스스로가 선택한 길을 걷고 싶어요. 확실히 손을 잡아준 것은 기쁘지만 저는 저이고 싶으니까요."
 "그 마음은 확실히 알겠지만... 성가시네."
 "이런 귀찮은 삶의 방식이야말로 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 나는 질척한 다크니스. 달라붙는 어둠과 같은 생물. 뚜껑에 달라붙은 요플레*.




 문득, 츠바사 씨가 가까이 다가왔다.


 앗 이건...


 "그럼... 내가 이렇게 해도 안 돼?"


 히앗!? 내 턱을 휙 들어올리지 마세요!?그보다!?
 "어... 어디서 이런걸 배워오신거에요!?!?"


 "후후, 코히나타가 읽던 책에 써 있었어."


 그 아무데서나 타치바나 씨와 노닥거리는 리얼충 육상부원~~!!!


 "아... 아... 그만두세요...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지 마세요..."


 츠바사 씨의 눈동자에서 도망칠 수 없어!!!! 나를 꿰뚫어보고 있어!
 이건 안 돼요, 안 돼! 위험하다고요!!!


 "후후, 시오리의 반응은 언제나 재밌네."


 "제, 제 마음을 갖고 장난치지 마세요!!"
 "그치만 장난하는게 아니야."
 "앗... 아!"


 심장이 폭발하니까 정말 그만두세요!!



 "하지만 이 이상 하면 또 코피가 터질 것 같네."
 "하아... 으..."


 나는 변함없이 츠바사 씨에게 약하다. 그렇달까 츠바사 씨가 점점 더 강하게 나온다.
 어디서 얻은건지 모를 지식을 배워와 나를 가지고 노는게 완전히 습관이 되어 있다.


 "츠바사 씨는 정말 너무하다고요!!"


 하아, 정말로 츠바사 씨는 너무해.
 지금 나는 츠바사 씨에게 의존하고 있다. 츠바사 씨가 없어진다면 나는 분명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리겠지. 하지만 츠바사 씨에게 너무 다가가도 마음이 아파진다. 괴롭다.


 정말로 너무 꼴사납다.




 방과 후, 오늘도 나는 2과로 향했다.
 새로운 본부는 '배'다. 전혀 흔들리지 않는데... 난... 탈 것에 멀미가 심하구나.
 그러니 본부 소집은 좀 꺼려진다고.


 거기에 오늘의 목적은 메디컬 체크. 주로 나와 타치바나 씨를 위해서다.
 타치바나 씨도 나와는 조금 다른 형태이지만 체내에 성유물이 있는 상태이다. 소위 융합사례라고 불리는 상태가 되어 있다.
 타치바나 씨가 제 1호, 사쿠라이 료코... 우리들과 싸운 '페더'가 2호, 그리고 내가 제 3호.


 내 경우에는 기능이 정지한 장기, 부상당한 장기를 이카로스의 생명유지기능이 억지로 수복해서 움직이게 한 결과로써의 융합사례, 즉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형태의 융합.
 그렇기 때문에 절제한다면 나는 머지않아 분명 장기부전으로 죽는다.
 다시 말해 이카로스의 컨버터를 떼어놓는 것만으로 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꽤나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시에 신체를 '성유물'로 보충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 증상은 굉장히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메디컬 체크나 특수한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 돈을 벌고 있다.


 "제대로 움직이고 있네."


 고동치는 심장. 유연하게 움직이는 근육. 전부 '원래 몸*'과 다르지 않게 움직이고 신진대사까지 재현하고 있다.
 이건 아마도 페더클록의 재생기능과 같은 원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는 거절반응도 없다.




 뭐, 이제 와서 고민한다고 해도 어떻게 할 방법도 없다.
 원래대로라면 그 때 사쿠라이 료코를, 피네를 쏘지 못한 시점에서 나는 패배해 죽었을 것이다.


 목숨을 잃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서 기계에 눕거나 전신을 빠짐없이 스캔당하거나 했다.
 이카로스의 밀랍은 밀랍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나노머신같은 것으로, 꽤나 무겁다는 것 같아서 내 체중을 +10%정도 늘리고 있다.
 덤으로 평상시에 신진대사가 일어나는 부분에 파고드는 탓에 침식률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는건 좀 신경쓰이는 일이다.


 ...언젠가 몸 전체가 이카로스에서 나온 물질로 뒤바뀐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뭐, '테세우스의 배'와 같은 의문이다.
 인간의 몸은 신진대사에 의해 언제나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다. 결국 몸의 물질이 바뀔 뿐이지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오늘 할 일을 전부 끝내고 집에 돌아갔다.
 이제 돌아가는 곳은 나 혼자뿐인 작은 방이다.
 변함없이 혼자다. 바뀌었다고 해봐야 해야 할 가사의 양이 줄은 것 뿐인 생활.


 그거 외에는 방음장비가 갖춰져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된 것 정도인가.


 컴퓨터를 켜서 방승 준비를 하며 최신 영상을 체크한다.
 '노래망토*'인 크리스 씨가 새로운 영상을 예고하길래 그걸 확산시켰다. 츠바사 씨의 다음 라디오 예정 공지도 퍼뜨렸다. 그리고 나는 내 방송시간을 알렸다.


 크리스 씨는 '노래망토'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신곡을 내는 기대주로서 화제가 되었다. 덤으로 츠바사 씨의 라디오에 게스트로 불리기도 해 앞으로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나는 안정적으로 인기를 얻어 인기 스트리머가 되었지만 변함없이 '매드무비 소재'나 '노래만은 청초한 여자', '머리 오링', '허접 콩벌레' 따위로 볼리고 있다.


 요즘에는 츠바사 씨와 크리스 씨의 방송이나 영상에서도 뭔가를 비교할 때 '기준은 오링'이라는 식으로 되어서 화난다. 덧붙여 수수께끼 풀기 게임에서 '1오링'은 '15분'이라고 한다. 나쁜 자식들.


 화도 나는데 오늘은 뭘 할까.


 "좋은밤오링~ 오늘도 오링의 게임실황 시작할게요"
 '수수께끼는 그만둬라', '수수께끼 하자', '수수께끼를 풀거나 풀지 못하거나 해', '츠바사 씨한테 풀어달라고 해' 요즘에 수수께끼 풀기 게임이 화제였던 것 같다. 모두들 필사적으로 수수께끼 풀기를 하자거나 하지말자고 말하고 있다.


 "그럼 오늘은 멕*을 떨어트릴게요."
 '멕 폴이다', '오늘은 파일럿인가', '로봇을 위로해주자' 메카폴이란 로봇에 타는 FPS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내 플레이 스타일은 보통 날뛰기 시작하면 로봇을 자폭시켜서 '더럽게 고생시키는* 파일럿'이라고 불리고 있다.


 "방 팠으니 들어오세요. 오늘은 멕 폴이니 뮤트를 하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하세요."
 '잘난척하는 오링', '뭐 멕이라면 방송을 듣고있어도 잘 모르니...', '방송하다 배경음*으로 숨은 곳 들켰던건 웃겼다.' 그래, 대전 게임이라면 방송을 하다 내가 있는 곳을 들키거나 해서 꽤나 조심하고는 한다. 하지만 멕이라면 별로 들려도 문제는 없다.


 "그럼 룰은 소모전. 멕은 오늘은 사무라이를 할게요."
 '무뇌 자폭 하지마', '사츠마 하지마', '자폭하겠소!' 사무라이는 내구력이 낮은 대신 스피드와 화력이 높은 멕이다. 메인 무기인 소드는 사실 필살기를 쓸 때 이외에는 별로 위력이 없어서 서브무기인 총을 쏘는게 낫다.


 시작부터 몇 분은 언제나처럼 움직이며 점수를 벌어 메카를 부를 준비를 한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바로 멕에 타서 아직 메카를 타지 못한 플레이어를 학살해간다.


 "내 양분이 될 여러분- 즐기고 있나요-!"
 '변함없이 더럽게 하네...', '약자에게 잘난척하는 모습이 과연 오링', '악역무브가 딱이야' 엄청 뭐라하고 있다.


 그런데 드디어 준비가 됐는지 멕이 연이어 나와 뭇매를 맞았다. 사무라이의 장갑으로는 2대 1은 순식간에 쓰레기 행이다.


 "슬슬 위험하니까 자폭할게요-"
 대쉬로 적에게 다가가서 탈출버튼을 누른다. 멕이 빛을 내며 폭발을 일으켜 적을 말려들게 했다.


 "해냈어요.'
 '해내버렸다!', '멕을 위로하자', '체스토*' 엄청 점수를 벌어 우위에 섰지만 매도가 계속 날아온다. 정말 이 녀석들 스스럼 없이 말하네!



 빠르게 점수를 번 덕분에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다.
 "수고링, 일단 공지하는데 '노래망토' 씨의 새로운 영상이 곧 올라오니 기대해주세요~"
 '동료를 광고해주는 스트리머의 귀감', '노래망토 최고임', '츠바사 씨와 노래망토하고 같이 세 명이서 노래 불러'


 크리스 씨는 기본적으로 생방송은 하지 않는다. 의외로 그 녀석은 인터넷상에선 부끄럼쟁이이다.
 때문에 츠바사 씨가 하고싶다고 말해도 '노래망토X오링X카자나리 츠바사/노래 콜라보'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그럼 이만. 내일은 BL게임 할거에요"
 '기 다 렸 다', '청초해져라', '노래망토를 본받아 노래를 불러', '도와줘 츠바사 씨' 오늘도 비명을 보며 방송을 끈다.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이불에 파묻인다.


 요즘에는 왠지 학교에 가면 우울해진다.


 원인은 타치바나 씨와 크리스 씨를 메인으로 하는 성격 밝은 군단이다.
 전부 나를 빛 속으로 끌고가려 하고 있다.


 솔직히 어둠 속에 있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아.


 ...
 

 이런 나날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내일은 어떤 날이 될까...?


 그런 것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은 어둠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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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納豆のフィルムに付着したねばり '낫토 뚜껑에 달라붙은 끈적함'. 요플레로 대체해서 번역해 봤어요.
*生体를 원래 몸이라고 번역했습니다.
*ずきん은 두건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빨간망토가 일본어로 あかずきん이더군요. 아마도 두건 달린 망토라 그렇게 부르는 것 같은데 노래두건과 노래망토중에 고민하다 ずきん을 망토로 번역했습니다.
*メック는 게임은 타이탄 폴 패러디인 것 같네요. Mech는 Meka와 마찬가지로 로봇을 뜻하는 저글리쉬라고 합니다.
*ブラック 블랙 회사와 같은 의미로 고생시키는으로 해석했습니다.
*ムーム 뭔지 모르겠는데 문맥상 때려맞춰 배경음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知恵捨て 사츠마번과 관련된 드립으로 사츠마번의 고무술인 시현류에서 쓰는 체스토라는 기합이 知恵捨て(치에스테)라고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잡념을 버리라는 심득을 기합에 담았은 거라는 설이 있으며.. 뭐, 그런 의미의 드립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