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28화
결전
"네가 왔다는건 드디어 각오를 정했다는 것이겠군"
'네, 그래요... 저는 겨우 당신과 맞설 각오가 생겼어요. 카자나리 후도"
얼굴을 숨긴 두 명의 시녀가 깊게 머리를 숙인 뒤 방을 뒤로했다.
조용해서 어디까지나 청아한 공기가 이 장소를 지배했다.
시오리는 잔잔한 바다처럼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을 꺼냈다.
그것은 결전의 선전포고.
'난는 제가 해왔던 것처럼, 걸어온 길에서 답을 내지 않으면 안 돼. 그렇기 때문에, 카자나리 후도... 당신에게 이길거야"
"그 각오, 시험해보마. 이것이 이 몸이 주는 최후의 시련이다! 적당이 끝내지 않으마. 죽음을 각오해라!"
순간, 폭발과도 같은 압력이 벽과 천정을 날려버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지붕을 돌파했다.
성창마저도 입에 담지 않았지만, 이미 궁그닐을 장착한 상태로 달빛이 빛나는 하늘로 뛰어오른 시오리가 기와 위에 서서 두 팔에 암드기어를 준비했다.
한편 후도는 호국정신도 '무라쿠모'를 쥐었다. 그것은 물러서지 않는 결이이며, '시오리'를 인정하고 목숨을 건 결투에 임하기 위한 발도였다.
"카자나리 후도. 당신에겐 결사 잔당을 지원함으로 인한 내란죄 등의 다양한 용의로 구속 및 살상의 허가와, 카자나리 기관의 권한 동결의 결정이 떨어져 있습니다. 항복하라고는 말하지 않아요... 제 손으로 당신을 박살내고, 체포합니다"
"사람을 쓰는 법, 법을 쓰는 법, 권력을 쓰는 법은 괜찮군... 허나 무예로는 어떨까!"
시오리의 성장에 더 할 나위 없이 환희하며 후도는 순보로 다가들어 '필살'의 일격을 휘둘렀다.
후도의 심기체, 모든 것이 더해진 무라쿠모는 마치 공간마저도 베어내버릴 기세로 시오리에게 육박했지만 시오리는 그것을 양 손의 랜스로 막았다. 충격파가 지붕을 분쇄하고, 저택의 일부를 날려버렸다.
"이 몸의 일격을 막았는가!"
"선언하죠. 저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아요. 당신에게 이기기 위해서!!"
시오리의 심기체, 그것은 후도의 명예에 대한 부동이라는 이름의 비아냥.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는다. 정면에서 전부를 받아낸다는 선언이었다.
"어리석은 녀석! 허나 그런 너이기에 재미있구나!! 도망쳐라! 물러서라! 지금껏 패배해온 네녀석의 으르렁거림일 뿐이니!"
보이지 않는 연격, 그것은 겐쥬로나 오가와, 그리고 최대한 감각을 연마한 츠바사와 같은 인류 최강급이 아니면 다 볼 수 없는 '죽음'의 연격.
하지만 시오리는 한 걸음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이 최선이며, 그것이 최고, 그리고 최량의 선택.
모든 공격이 급소를 피했고, 모든 죽음이 찰과상이 되었다. 궁그닐의 장갑을 깎아낼 정도의 위력임에도 시오리의 몸에 생긴 상처는 전부 피부가 얇게 베인 정도 뿐.
"나는!! 모두가 있었으니까!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다! 노래가 있었으니까 여기까지 왔어!"
시오리를 지지해준 것,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으로 만들어진 카가미 시오리의 의지 그 자체. 그렇기에 시오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이젠 아픔 따위로는 멈추지 않는다. 자아지는 것은 감사의 노래. 그것이 향하는 것은 동료 뿐만이 아닌,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었던 강적과 옛 적들마저도 포함돼 있었다.
최단으로 헤메지 않는 일직선의 최속의 일격. 그것은 후도마저도 일순 판단이 늦어질 정도의 화려한 일격.
안타깝게도 그것이 무라쿠모, 그리고 후도를 잡지는 못했지만, 충격파로 멀리 떨어진 담까지 분쇄하는 정도의 위력을 냈다.
"크하하! 전에 노래로는 세계를 구할 수 없다고 했었지! 그건 철회해야겠군!"
시오리'들'의 노래가 만들어내는 힘. 그것을 후도가 인정했다. 확실히 이 노래는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힘이다.
"이 몸은 쭉 혼자였다. 이 몸은 사람보다도 국가... 특히 자연, 들과 산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솔직히 말하면 인간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서 심복이라고 부를 자도 만들지 못했지! 자식이나 처마저 도구로 밖에 생각지 않았다!"
사람은 함께 노래할 수 있다. 하지만 숲의 산뢰나 강의 흐름, 그리고 바람과 사람은 함께 노래하지 않는다.
"이몸은, 너희들이 부럽구나"
카자나리 후도의 '나라'에 대한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을 사랑한다는 시오리와 동료들에 대한 질투도 느끼고 있었다.
만약, 그런 것을 젊었을 적에 느낄 수 있었다면 자신은 괴물이나 외도, 그리고 귀신이라고 불리지 않고, 사람을 위한 사키모리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약간의 후회가 후도의 마음 속에 생겨났지만, 전부 지난 일인 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도구와, 권력을 사용해서, 내일로 이어지는 오늘까지의 과거를 그려왔다.
"후회는 있다. 허나 그렇...기에! 이 몸이 해 온 일이 헛수고가 아니었다는 것을 너 자신이 증명해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카자나리 후도는 국방을 위해 카자나리 기관을 이끌었다. 그리고 특이재해대책기동부 2과에 심포기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장소를 준비했다. 그렇기에 시오리가 이곳에 이르는 운명의 일부는 후도가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이몸이 카자나리의 피를 진하게 남기기 위해 야츠히로의 처를 회임시키고, 츠바사를 낳게 만들었다. 그리고 야츠히로가 이몸의 의지를 등지고, 츠바사가 가희를 꿈꾸는 것을 허락했다... 그것이 너라는 인간을 구원하고, 지금 이 장소에 서게 만들었다. 이몸의 악행이 이렇게 되돌아 왔다고 생각하니, 운명이란 기구하고... 불행한 숙명이구나...!"
생각해보면 긴 인생, 백을 넘는 해를 쌓으며, 슬슬 인생의 끝도 가깝다고 느낄 정도로 후도는 쇠약해져 있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결과'를 서둘렀다. 자신이 살아온 증거를,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형태로 원해버렸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요. 그 과정에 희생도 있었고, 구원된 사람도 있었죠. 그건... 빌어먹을 민폐를 입은 저로서도 인정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선택을 너무 서둘렀을지도 몰라요"
안타깝다는 듯이, 시오리가 웃었따.
그건 덧없고, 지금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웃음이었다.
"어찌하여 그런 얼굴로 웃느냐"
"제가 지금 이곳이 온 것은, 미련과 근심을 끊기 위해... 만약 제가 '떠난다'는 것을 선택한다면 당신의 소망은 무너지겠죠"
시오리가 오늘의, 결말을 지을 날을 바란 것은 다가올 선택의 시간을 위해서다.
만약 이 별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면, 시오리는 이 나라를 지킬 수 없다. 사키모리라는 직함 따위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시오리에게 있어서도 이 별에서, 지금 가장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적'은 후도 뿐. 여기서 패배해 죽는다는 선택도 아직 마음 속 어딘가에 있었다.
"떠난다? 네가? 어디로 간다는 거지?"
"저 별하늘 너머로. 이 별에게... 사람들에게 신은 더이상 필요없으니까요"
일순간의 생각 끝에, 후도는 답을 찾아냈다.
"그 혼돈인가 하는 신이 말한 것인가? 그런 저속한 존재 따위 신경 쓸 필요 없다. 게다가 쓰러트린 것은 너 자신. 그렇다면 너야말로 진정한 신으로서 이 땅에 군림하면 될 일"
오랜 지배자다운 후도의 생각, 하지만 시오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식은 언젠가 부모의 손을 떠나요. 아눈나키가 만들어낸 인간은, 아눈나키의 손을 떠나서 자신들의 힘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저는 신의 힘에 의해 아눈나키와 동등한 존재가 되려고 하고 있죠. 지나친 힘을 가진 개체는 집단의 속에서 살아가는데는 방해될 뿐이에요"
인료의 독립, 시오리가 생각하는 것은 이미 개체로서의 사람의 판단을 아득히 넘어선 것이엇다.
보다 거시적인 사상에 치우쳐 있었다.
그러니 그것을 후도가 비웃었다.
"어리석은 녀석!! 겨우 스무 해도 살지 못한 애송이가 신인 척 하는 것이냐!"
"그야 사실, 신이니까요"
"그것보다도 네녀석은 한가지 커다란 간과를 하고 있다"
한 세기, 이 사람의 세상을 살아보면 보이는 것도 있다.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길이지만, 보이는 것이 있다.
"갓 어른이 된 아이가 홀로 섰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 필요는 없다. 하물며 부모와 함께 산다고 뭐가 문제이지? 이몸의 시대에는 삼대가 모여서 한 집에서 사는 것은 드물지도 않았다고?"
후도에게 있어서는 가족마저도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허나 그래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시오리와 가장 커다란 차이였다.
"하하..."
어째서 이런 빌어먹을 할아범에게 배우고 있는 걸까, 하고 시오리는 기쁨과 분함이 섞인 웃는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미혹은 싹 가셨다. 선택지는 이런 곳에도 떨어져 있었다.
"...나참. 손이 많이 가는 제자구먼"
그걸 보고 후도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당신에게는 마음 속으로부터 감사해요... 하지만, 체포는 할거에요 '스승'"
사람은 변한다. 스스로 변하기도 하지만 타인의 영향으로 변하기도 한다. 타인을 바꿔버리는 일도 있다.
부딪침, 손 잡음. 서로의 형태를 바꿔나가기에, 사람은 아름답다.
결투의 제 2 막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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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니 이걸 후도가?
그래 하나 좋은 일 해줬는데 일단 벌은 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