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23화

아마노프 2019. 12. 13. 19:49

pray


 안개가 도시를 덮었다. 그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던 것은 히비키였다.


 "...어, 뭐야...이거?"


 쓰러트린 아르카노이즈는 언제나처럼 붉은 재, 프리마 마테리얼로 돌아가지 않고 연기가 되어 안개에 섞여갔다.


 안개는 햇빛을 차단했고, 주위는 고요에 휘감겼다.

 
 '히비키 씨! 들리시나요!'
 본부의 통신, 엘프나인에게서다.


 "네! 이 쪽의 노이즈는 전부 쓰러트렸지만... 이상한 안개가...!"
 '지금 바로 안개에서 떨어지세요! 그 안개는 위험해요!'
 "그래도! 안개 쪽에는 피난한 친구들이..."
 '...이미, 그 쪽에 무사한 사람은... 없어요'
 "어..."
 '생명반응이, 없어요'


 엘프나인에게서 전해진 잔혹한 현실.


 어안이 벙벙해진 히비키 쪽에서 바람을 베는 소리가 들렸다.


 "히비키 씨, 어서 떨어지자"
 "그래 타치바나. 안개는 계속 퍼지고 있어. 유키네나 마리아 일행도 일단 거리를 벌리고 있어"


 "어째서... 어째서!"


 갑자기 거리를 뒤덮은 안개. 모든 전파나 열원반응, 그리고 소리마저도 흡수차단하는 그것 때문에 일시후퇴 명령이 떨어졌다.


 아르카노이즈에 의해 바깥으로 피난한 이들을 제외하면 약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안개 속에 남겨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었다.




 "...잠깐만요, 저건"


 그러던 중, 시오리는 '무언가'의 움직임을 '감지해' 안개를 향해 '충격포'를 쏘아냈다.
 거대한 그것에 부딪친 공격이 안개 속에서 빛났고, 그 '그림자'를 드러냈다.


 그것은 길다란 다리, 거대한 거미나 게와 비슷한, '괴수'의 모습이었다.


 그것을 둘러싸듯 인간 사이즈의 파리가 몇 마리 혹은 몇 십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이 세상의 광경이 아닌 것 같았다.


 "뭐야... 저 괴물들은!!"
 자신들의 이해를 뛰어넘은 현실에, 완전히 꺾여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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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달로스의 미궁, 던전 에디트가 가능한 철학병기.
 노블레드의 삼인방이 사용하는 그것과 같았다.
 하지만 그녀들이 자신들을 '괴물'로 간주해 만들어내는 미궁과는 달리, 건조물... 도시 그 자체를 미궁으로 간주한다면' 괴물'을 소환하는 것도 이론상으론 가능하겠지.


 "Linker와 내가 만든 '개조형 파나케이아'를 혼합해서 기상조작으로 만든 안개와 기화살포... 그러면, 괴물들이 사는 이계를 잇는 미궁을 만들어내는 술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프랭크가 행한 것은 수많은 인간을 아르카노이즈라는 공포, 안개라는 공포, 그리고 모든 정보가 차단되었다는 공포 이 세가지의 공포를 합친 것.


 안개 속에 남겨진 20만 명은 아직 살아있다. 하지만 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 내버려두면 머지않아 혼란과 광기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프랭크의 목적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럼 아버지, 슬슬 내가 일할 시간이지?"
 "그래, 라이드네... '사람의 마음을 이어라'"


 세이렌
 그것은 항로상의 암초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항행하는 사람을 유혹해, 조난이나 난파를 당하게 하는 바다의 요마.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라는 공포에 움직이지 못하는 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엔 충분했다.


 라이드네는 성영으로 이카로스를 장착한 채 빌딩에서 머리를 땅으로 향하고 떨어져내리면서 불려나온 괴물을 향해 촉수를 쏘아냈다.


 "일단은 너한테서 받아볼까"


 꿀꺽꿀꺽 촉수가 침식한 괴물을 '라이드네'가 삼켜갔다. 당연히 라이드네의 모습도 변질했다.
 기어는 이형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소녀의 상반신만이 괴물에서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 되었다.


 이형의 모습을 눈치챈 다른 이형의 존재들이 계속해서 라이드네의 노랫소리에 이끌려 다가왔다. 그것을 차례로 꿰뚫어서, 동화해서, 무력화해갔다.
 그리고 사람들을 습격하는 괴물들을 자신이 만들해낸 비트형 암드기어로 퇴치해서, '희망'을 선사해갔다.


 

 "심포기어다! 심포기어가 구하러 와줬어!"


 어디선가, 희망의 목소리가 울렸다.
 공포도, 광기와 희망도 전염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라이드네의 노래에 넋을 잃고 그녀를 응원했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에 장단을 맞추거나, 함께 노래했다.


 침묵에 감싸여 있던 도시가 어느새 '노래'에 휩싸였다.


 그것을 프랭크가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괴물들의 모습은 사라졌고, 남은 것은 최대최강의 괴물.




 "공포가 주어졌을 때야 말로, 희망이 고귀하게 빛나지. 그런 희망을 선사받은 이에게야말로... 진정한 공포가 무섭게, 꽂힌다"


 맑아져가는 안개 덕분에, 도시에 남겨진 사람들은 노랫소리의 주인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가련한 구세주일까. 
 기대와 존경의 눈길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하늘을 꿰뚫는 이형의 기둥, 육괴로 만들어진 괴물의 탑이 서 있었다.


 "포닉게인, 생명에너지, 전부 만전... 자아 우화해라! 라이드네! 아니 세이렌!!"


 최대급의 절망의 '노래'로 이어진 사람들이 차례로 자아를 잃고, 멍하니 꼼짝도 않고 멈춰섰다.


 살덩이의 탑이 검게 물들며 붕괴했다.
 그 속에서 나타난 것은 칠흑의 소녀.


 어떤 밤보다도 검고, 어떤 나락보다도 검은, 공포와 절망의 권화.


 "아아! 해냈다! 성공이다!"
 "대단해요, 아버지"


 세이렌은 사뿐히 뛰어올라서 프랭크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래! 너야말로 괴물의 왕! 구세주다! 그 우주의 저편에서 찾아온 혼돈을 쓰러트릴 나의 희망이다!"


 마음 속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기쁨을 외치는 프랭크에게 세이렌이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그렇네, 고마워 프랭크. 너는 그 혼돈에게 부활을 위한 최고의 육체를 준 거야"




 그 말을 프랭크가 이해할 수 있었던건, 세이렌의 얼굴이 그날 밤에 보았던 '암흑' 그 자체이며, 얼굴이 없는 얼굴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 아..."
 "너에게 선사해준 지식은 봉인된 나 그 자체, 너는 그것을 전부 풀어내서, 이렇게 완성시켜냈어. 그러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를 하고 싶어"


 모든 것은 이 신의,
 '혼돈'의 손바닥 위였던 것이다.


 "비록 막 부활한 참이라 힘을 가진 화신의 수 만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밖에 해줄 수 없지만, 네 소원은 뭐야?"


 "줘..."


 "뭐라고? 잘 안들리는데?"


 얼굴이 파랗게 되고,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는 프랭크. 그 모습에 카자나리 츠바사와 매우 닮은 얼굴로 귀여운 표정을 지은 혼돈이 조소했다.


 "누가! 도와줘어어어어어!!!!"


 프랭크의 모든 것은 무너졌다. 쌓아왔던 시간도 희생도, 마음도. 무릎이 허물어지듯 주저앉아 땅에 엎드린 그를 보고 혼돈은 참을 수 없는 유열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그래! 그 얼굴이! 보고싶었어!! 네 모든 것이 박살난 그 얼굴이이!!"


 모든 것을 잃고 완전히 폐인이 된 프랭크. 만족스럽게 즐기게 해준 보답을 위해 혼돈이 촉수를 뻗었다. 
 허나 푸른 섬광이 촉수를 잘라 떨어트리고, 붉은 일격이 혼돈을 쳐날렸다.


 공중에서 자세를 고쳐 낙법을 하고, 혼돈이 되돌아 보았다.


 "...이런, 너희들을 잊고 있었네...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혼돈... 온갖 살아있는 것들을 공포와 절망에 떨어트리는 것이 내 취미야"


 나름대로 힘을 담은 일격이었지만, 마치 전혀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완전히 무효화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붉은... 시오리의 일격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신 죽이기... 너희들이 와준 덕분에 이 쪽에서 죽이러 갈 수고를 덜었어"


 그 장소에 나타난 것은 시오리와 츠바사, 그리고 히비키 세 명.
 하지만 세 명은 노래는 불렀지만, 혼돈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 신에 대한 최대의 저항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뭐야? 나와는 대화하고 싶지 않은걸까나...?"


 언짢은듯 얼굴을 일그러트린 혼돈, 하지만 그 때 시오리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구나 혼돈. 아니 '기어오는 혼돈''
 하지만 그 목소리는 평소의 귀여운 목소리가 아닌, 압도적이고 마치 '언어'로 꿰뚫는 개념과 같은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아눈나키는 이 실험소를 떠나고, 나는 산산이 부서졌다. 그러니 네놈을 멸하는 것은 내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굳이 말하마...'


 시오리의 몸이 아닌, 언어를 빌려 세계에 그 존재를 나타내는 존재는 이 별의 신,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손을 된 죄, 가볍지 않음을 알라'


 쉐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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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진짜로 크툴루가?!
심포기어의 원형이 되었던 와일드 암즈 시리즈의 설정을 크툴루와 여러 신화에서  따왔으니 말이 안 될 것도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