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 이야기- 심포기어

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16화

아마노프 2019. 12. 6. 11:30

편린


 갈고리 손톱이 달린 살덩어리 촉수를 베어내며 마리아는 달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베어낸 촉수가 뱀으로 모습을 바꿔 덮쳐왔다.


 "큭...! 무슨 재생력이야...!!"


 아가트람, 은의 팔은 다종다양한 공격이 가능하지만 절단이나 찌르기 공격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가벼운 공격이 적은 것도.


 "하지만 맡기로 한 이상, 약한 소리를 내뱉을 순 없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생각하면서도 공격하는 손은 늦추지 않았다. 노이즈와 다르게 위상차 장벽이 없기에 공격 자체는 맞지만, '인간'을 소재로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방어력이 높은 살덩어리 키메라는 강적이었다.
 게다가 남아 있던 아르카노이즈도 짬짬이 처리해야 했다. 마리아는 틈을 내주지 않도록 신경쓰며 적의 공략법을 찾고 있었다.


 총성과 금속음, 불꽃과 머즐플래시.
 두 정의 권총이 불을 뿜고, 쏘아지는 탄환.
 하지만 그것이 적인 테레느를 꿰뚫지는 못했다.


 "...이것이 심포기어 주자... 하지만 전혀 위협이랄 것도 없어. 역시 그 때는 우연"


 테레느의 장갑 틈에서 뻗어나온 여섯 개의 촉수가 탄환을 전부 막아냈다.


 "빌어먹을! 이 녀석으로는 부족한가!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위력이 높은 공격으로는 주위의 건물을 붕괴시켜서 자신의 시야를 가릴 수도 있기에 정밀사격이 가능한 두 정의 권총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걸로는 해결되지 않아 암드기어를 익숙한 개틀링 형태로 변화시켰다.


 "...쓸데없는 짓"


 단번에 탄막의 양이 여섯 배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테레느는 그것마저 장갑을 장착한 촉수를 새롭게 추가해 방어하면서 플라이트 유닛의 장갑을 전개했다.
 그 틈에서 빛나는 에너지의 수속광.


-OVER RAY LAIN-


 구부러지며 쏘아지는 무수한 레이저가 크리스를 타겟으로 끝없이 발사되었다.
 그것들 전부가 도망칠 곳을 막고, 퇴로를 끊는 공격이었다.
 사격을 중단하고 회피를 선택한 크리스.


 그 덕분에 레이저는 크리스에 맞지 않고 전부 지면을 파낼 뿐이었다.


 "형편없잖아! 어딜 노리는거야!"
 "그 말 되돌려줄게. 어딜 보고 있어"
 "윽!?"


 하지만 공격을 멈춘 것이 좋지 않았다. 탄환을 막고 있던 촉수가 전부 자유로워진 것이다.
 눈치 챘을 때는 이미 거미의 실처럼 주위에 둘러쳐져 있었고, 크리스에게 촉수의 끝이 향하고 있었다.


 "크악!!"


 이윽고 촉수가 프로텍터와 개틀링을 꿰뚫고, 휘감아, 크리스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잡았다, 유키네 크리스"


 사냥감을 잡은 테레느는 요염한 웃음을 띄우면서 크리스 쪽을 향하면서도 마리아와 살덩어리의 키메라에 시선을 향했다.
 아르카노이즈는 전멸해 있었지만 살덩어리의 키메라는 네 마리 까지 분열해 있었고, 활발하게 마리아를 쫓고 있었다.


 살덩어리의 키메라의 약점인 '화력'을 낼 수 있는 공격에는 차지가 필요하기에 불리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과연 방어기능... 나의 '동화'를 거부하다니"


 꿰뚫은 촉수에서 '이카로스'의 '동화기능'이 이치이발과 크리스를 침식하려고 뿌리를 뻗었다. 하지만 생제르맹 일행의 선물이자 엘프나인이 조정한 '현자의 돌'이 그것을 방어하고, 잡아먹히는 것을 막았다.


 "뭐... 살려서 친구로 만들 수 없다면... 죽여서 친구로 만들면 될 뿐... 자아! 친구가 되자!"


 테레느는 오른 손에 클로를 전개해, 크리스의 심장을 노려 찔러냈――지만.


 "기다렸다고! 이 거리를 말이야!!"


 크리스는 이치이발의 아머를 퍼지해 작열시켜 촉수째로 구속을 벗어던지고 '아말감'을 기동했다.


 '아말감 코쿤', 방어에 모든 출력을 할당한 금색의 배리어 필드가 테레느의 클로를 꺾어 부수었고, 크리스는 일순간에 리볼버 권총 형태의 암드기어를 장비한 '아말감 이미지'로 폼 체인지 했다.


 "뭐야 이 빛은!? 이런거 몰라!?"


 당황해 거리를 벌리기 위해 촉수를 새로 뻗어내면서 비상하려고 하는 테레느였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놓칠까보냐!!"


 크리스가 촉수를 쥐어 전력으로 잡아당기자 테레느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쏘아진 '금빛 탄환'이 플라이트 유닛, 암드기어, 촉수, 테레느의 무기를 전부 파괴해갔다.


 "또 졌어!!! 나는... 아버지의! 선생님의! 기대에 또다시 부응할 수 없어!! 싫어!!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이상의 내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모든 힘이 벗겨진 괴물은 땅에 쓰러져 외쳤다.
 아이처럼 아우성치면서 공포에 얼굴을 일그러트린 테레느.


 "...네가 뭘 바라고, 뭘 위해 이런 짓을 하려고 했는지는 몰라... 하지만 하면 안 되는 짓인거야, 네가 해 온 일은"


 크리스는 테레느에게 더이상 싸울 힘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방심은 하지 않았다.
 죽이지는 않지만 텔레포트로 도망치는걸 막기 위해 천천히 거리를 좁히다...


 아직 마리아가 싸우고 있으니 어서 가세하고 싶다, 고 잠깐 딴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상의 내가 될 수 없다면...!!!"
 "뭣!?"


 그 순간, 테레느의 복부가 찢어져, 촉수가 튀어나와 크리스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테레느 자신도 양 팔로 크리스에게 달라붙었다.


 "뭐 하는거야!?"


 아말감 이미지는 공격과 기동력에 출력의 거의 전부를 배분하고 있었다. 이 상황은 위험했다.
 거기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테레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Gatrandis babel ziggurat edenal――"


 그것은 절창――.


 "멈춰!!! 하지 마!!"
 "그만 둬! 그만!!"


 그걸 눈치챈 마리아가 바로 우선순위를 바꿔 테레느를 떼어네기 위해 크리스 쪽을 향했다.
 집중되는 빛과 에너지는 '자폭', 크리스를 자신과 함께 죽게 만들려고 하는 테레느의 촉수를 마리아가 단검으로 베어넘겼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 해 달라붙은 양 팔과 이카로스의 강도 덕분에 테레느는 크리스에게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제 됐어!! 도망쳐 마리아!!"


 벌써 영창은 마지막 구절에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이대로 도망치지 못한다면 마리아라도 도망치게 하려 했다.
 하지만, 마리아가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크리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아아, 이걸로 끝이냐고.


 어떻게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적어도 마지막은,이라는 생각으로 아말감의 전 출력으로 날아올라 마리아만이라도 구하려고 각오를 정했을 때.


 쾅, 하는 소리. 엄청난 충격이 크리스와 마리아를 덮치고 테레느의 목소리가 멈추었다.


 적막이 찾아왔다.


 "크헉..."


 테레느는 입에서 피구역질을 토하다, 꾸벅 고개를 떨어트렸다.


 "어... 어어?"


 그 피를 뒤집어 쓴 크리스는 돌발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테레느를 보았다.
 동공이 열린 채 힘없이 입을 벌리고 있는 테레느는 틀림없이 숨이 끊어져 있었다.


 "마리아..."


 크리스는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리아는 엉덩방아를 찧고, 어안이 벙벙한 채였다.
 그리고 붉은 '창'이 보였다.


 "시오리... 당신..."
 "시오...리?"


 크리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에 시오리는 없는데, 어째서 마리아는 그녀의 이름을 꺼낸 것일까?
 테레느를 죽인 창의 주인은 누구지?


 알고 있었다, 알아버렸다.


 창의 암드기어를 사용하는건 하나밖에 없다.


 "혀 씹지 마"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힘을 잃은 테레느의 팔이 스륵 하고 풀리고, 그 몸이 떨어졌다.
 그리고 절창의 에너지가 폭주해 폭발하려고 하는 테레느의 몸을 살덩어리의 키메라들을 향해 던져버린 사람은 잘 아는 소녀였다.


 그 피와 생명의 광채로 붉게 물든 소녀는, 크리스와 마리아를 감싸안고, 높게 '날아올랐다'.


 한 박자 늦은 대폭발이 폐허를 산산이 부수었다.




 안전권에 착지한 크리스와 마리아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스스로 더럽힌 손을 바라보다가, 각오를 다진 얼굴을 하고 두 사람에게 미소를 보이는 소녀.


 "늦어버려서 미안해요"
 그녀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했다.


 그것은, 누구를 향한 사과였을까.


 카가미 시오리는 오늘, 한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