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13화
덧없는
"오랑캐에게 유린당하다니... 게다가 카자나리의 피까지 도구로써 사용되게 하다니! 어째서 그 장소에서 그걸 토벌하지 않았느냐!"
"...그건, 제가 무른 탓입니다. 적의 심포기어 주자를 생포해서 가능하다면 전력으로 쓰고 싶다는 마음에..."
"어리석은 녀석*...!"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두 사람의 종자가 시립한 방 안에서, 시오리는 후도의 질책을 받고 있었다.
적을 놓친 것, 많은 손해를 낸 것, 이 두 가지는 시오리의 책임이 되었다.
이카로스와 카자나리의 피의 유출, 그것은 2과에서 S.O.N.G으로의 재편하던 시기에 해체된 부서에서 유출, 이라는 것으로 정리되었지만, 실제로는 후도가 획책한 일이었다.
카자나리 기관의 본부는 소실했지만 지부는 아직 국내 각처에 있다. 거기에서 보존되고 있던 데이터 샘플이 연금술사들에게 제공된 것이다.
그 대가는 후도의 사병으로써 이용이 가능한 전력 및 기술의 제공이었다.
"역시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한 적은 토벌할 수 없는겐가"
"...네"
어째서 후도는 '카자나리 츠바사'의 피를 제공한 것인가.
그것은 시오리에게 주는 '시련'이었다.
연금술이나 아르카노이즈를 손에 넣어 나라를 지키기 위한 힘을 얻는 것도 분명 목적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후도는 빈말로도 길게 살지 못할 나이다.
따라서 후계자가 필요했다.
후도는, 하필이면 '피'가 이어지지 않은 시오리를 후계자로 삼으려 계획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혼란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사키모리'가 아닌 '호국의 귀신'.
무력을 전혀 가지지 못한 야츠히로, 무름을 버리지 못한 겐쥬로, 간신히 가망이 보이는 츠바사.
그 외에도 자식은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시오리를 선택한 이유, 그것은.
"네녀석은, 사랑이 있기에 냉혹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인간이다. 스스로를 잘라내고, 마음을 죽일 수 있지. 앞으로 한 걸음이다. 적을 죽일 각오를 다져라. 그렇게 한다면... 너는 진정한 전사가 될게다"
그녀의 속에서 '칠흑'의 광채를 뿜어내는 소질을 보았기에 내린 판단이었다.
그것이 '피어난다면' 횡재, 그렇지 않다면 '미래의 계획'에 주력하면 된다.
괘씸하게도 야츠히로와 그 주위의 정치력이 더욱 강고해져서 후도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었다.
카자나리 기관마저 움직임에 제한이 걸리기 시작해서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꼼짝도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 전에 카가미 시오리를 호국의 귀신으로 만들어 자신의 후계자로 세운다.
그리고 또 하나, 차세대의 억지력인 '신의 힘'이지만, 지금은 아직 시기가 좋지 않았다.
"이몸은 말이다. 이 국가를 사랑하고 있다. 예전의 대전에서처럼 이 나라가 불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그것은 후도의 본심이었다. 그가 지키고 싶은 것은 인간이 아닌 '국가'라고 하더라도.
따라서 시오리도, 후도가 자신이 '후계자'가 되길 바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강한 힘과 의지로 나라를 지키는 자를 원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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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아...'
쾅,하고 거침없이 에너지 드링크가 따라진 유리잔을 테이블에 내려쳤다.
"살살 놔', '파워 오링', '파워 벌크 그만둬', '일 끝내고 술집에 간 아저씨 같은 행동 하지마!'
후도의 설교를 들은 후 집에 돌아온 시오리는 방송을 시작했다.
요즘은 너무나 바빠서 방송을 전혀 할 수 없었다. '홍보' 마저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할 일이 산더미였다.
'일 때문에 엄청 지쳐요'
'사축의 풍격', '관리직 특유의 심신피로가 느껴진다', '적발 뉴스 봤는데 큰 일이었겠네', '공부는 어때? 잘 하고 있어?'
푸념이라도 내뱉지 않으면 몸이 버티지 못한다. 아무리 후도의 후계자 후보로서 선택되었다고 해도 내용물은 카가미 시오리였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50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피네도, 아담도 성격을 바꾸지 못했다.
한계까지 뒤집어 쓰고 있던 전사의 모습을 집어던지고 저지를 입은 칠칠맞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에ー 일단 보고에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특이재해대책기동부에서 준위로 진급해서 국내의 이단기술범죄 등을 단속하고 있는 카가미 시오리에요. 현재로써는 아르카노이즈를 이용한 범죄가 여기저기 일어나고 있어요. 제조원을 찾아서 철저하게 처리하고 있는 도중이에요. 가능한 한 인적 없는 장소나 어두운 곳을 피해주세요'
'일 수고', '빨리 찾아내서 쳐부숴줘', '외국에도 있으니까 큰일이네...', '드물게도 진지한 오링이다...'
오늘은 게임이나 노래 방송을 하지 않는다.
하는 것은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방송이다.
한 시간이라는 것은 키리카와 시라베, 그리고 카멜리아가 돌아오기 전까지의 타임 리미트이기도 했다.
'그리고, 동거인이 늘어나서 두 배 정도 바빠졌어요. 꽤나 귀여우니 그건 위안이 되네요...'
'왓!?', '그러고 보니 오링, 동거인 있었지...', '귀여운 동거인... 고양이려나?'
'아ー 아니요, 사람 여자애에요'
평소의 피로 때문이었을까, 뇌사상태로 코멘트에 반응해버린 시오리.
일순간, 코멘트가 끊어졌다.
'왓!?!?', '위험하다고!!', '로리콘', '오링 장렬한 죽음 시리즈*', '그만 둬!'
'아ー 응, 이런저런 일이 있어 보호하게 됐는데, 제 권한으로 어떻게 할 수 밖에 없어서... 그 있잖아요, 연금술사에게 좀 만져진 여자아이니까...'
'앗...', '죄송합니다람쥐', '용서해주세이프', '의심한 우리들을 용서해 줘'
계속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사실, 아비규환의 코멘트란.
'그런 거니까! 이런저런 일로 저는 한계에요! 그러니 에너지 드링크 마시는 방송을 해도 괜찮죠!?'
'용서한다', '괜찮아', '용서해', '충분히 마셔! 영양제도 좋다고!
돌변한 코멘트란은 시오리를 위로하는 말로 물들었다. 일부는 여전히 매도를 계속했지만, 어쨌든 일이 말도 안 되게 과중하다는 것만은 많은 이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서, 시오리는 짐을 덜은 느낌이 들었다.
'빨리 평화로워져서 아이돌 활동에 전념하고 싶네에...'
'너무 절실해', '그런데 오링은 트레이닝 같은거 하고 있어?', '애초에 오링의 아이돌 상이 장난이 아니야ㅋ', '아이돌(우상)', '왕 활동*!'
시청자들이 보는 '시오리의 아이돌 상'이란, 예를 들면 '신', 혹은 '왕', 그리고 '구세주'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시오리는 현재로도 이미 그 '아이돌 상'에 한 발 담그고 있었다.
파바리아 광명결사와의 싸움으로 로드 피닉스가 되었던 시오리의 모습을 본 많은 이들은 공포를 느꼈다.
거기에 거듭해 아담을 쓰러트리기 위해 '여신'이 되었던 시오리는 신성함을 느끼게 했다.
지금 현재는 이런 단정치 못한 저지를 입고 맥주마냥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대는 시오리이지만, 충분히 인류의 수호자로 간주되었고, 그 중에선 정말로 '신앙'에 눈을 뜬 이들까지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오링은 이미 충분히 아이돌이야...', '좀 더 몸을 생각해', '신하가 필요하네...', '그런데 오링의 저지 모습 귀업지 않냐?', '그런가? 하지만 심포기어 모습은 야하다고 생각해'
짊어질 각오를 다진 소녀, 칠칠치 못한 있는 그대로의 소녀.
어느 쪽도 카가미 시오리이며, 그렇게 만드는 것은...
지키고 싶은 존재 덕분인가.
꾸벅꾸벅 졸던 시오리는 에너지 드링크를 키보드에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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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果敢無き哉 후도의 말버릇 어리석은 놈이라는 뜻이지만 좀 더 매도하는 뉘앙스라고 합니다.
*討ち死に 전사라는 뜻입니다만 좀 바꿨습니다.
*王カツ 히엑 진짜 모르겠네요.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따져보면 시오리는 말 그대로 정진정명 아이돌이죠...
신의 형상...
졸다가 키보드에 음료수를 쏟는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