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보이스 쿠소자코 주자의 이야기 108화
불사조의 피
재의 사막, 한 때 본 적이 있는 광경.
전에 봤을 때는... 카나데 씨가 있는 세계와 이어져 있던 광경이었다.
하지만 전과 다른 점은 하늘이 파랗고 붉게 나뉘어져 있다는 것, 재 속에서 자라난 일곱 색의 결정이 있다는 것.
'하하하... 이건 놀랍네. 너는 정말로 우리들과 인연이 있는 모양이야'
여자의 목소리, 눈 앞에는 언제부터인지 커다란 붉은 새가 있었다.
그 모습은... '그'와는 달랐다.
"당신도 피닉스?"
'그렇고말고, 네가 몰래 가지고 돌아간 '파우스트 로브' 속 날개깃에 깃든 의식이야 나는'
"...전의 그는 꽤나 대단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당신은 다른 것 같네요"
'그래, 우리들에게도 차이가 있어... 너희들이 다른 이들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우리들도 각자 만나온 이들에 따라 모습을 바꾸지'
그래, 나는 그 때 싸우던 연금술사 여자아이의 잿더미에 파묻혀 있던 날개깃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넘기지 않고 '횡령'했다.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다.
'그렇긴 해도 의식밖에 없는 우리들은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않아. 아니... 할 수 없는 거지만. 너희들 인간이 파우스트 로브나 심포기어라는 것들에 가공했을 때만 힘을 빌려줄 수 있어. 그리고 의식을 이렇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네가 특별해서지'
"특별... 뭐 조금 별난 부분은 있지만 대단치도 않아요. 저는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뭐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까 놔두기로 하자. 지금 너는 피닉스에 가까운 존재야. 네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자면 '철학병기'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철학병기, 엘프나인 왈, '언어의 힘, 인간의 마음이 축적돼 존재가 뒤틀리는 것'이라던가.
소드브레이커나 신죽이기가 된 궁그닐,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있다고 하던데... 그런가, 나도 드디어 개념의 세계에 돌입하는건가.
'너는 몇 번이나 죽음과 재생을 반복해 왔지. 그가... 네가 처음 만났던 피닉스가 빌려준 힘에 의한 육체적인 재생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너는 죽지 않는다고 믿은 결과겠지.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너에게 충고할 수 있게 돼서 기뻐'
"뭐 거의.. 예상은 되지만 일단은 들어볼게요"
'나 또한 그와 같이 네가 죽음에 처했을 때 재생시켜주는게 가능해. 하지만 그 때, 너는 완전히 피닉스가 되어버릴거야. 삶과 죽음의 순환을 뛰어넘어, 영원한 존재가 되는거지. 완전한 불사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방법이 아닌 이상 죽을 수 없게 돼. 하지만 네 마음은 인간인 채니까, 늦던 빠르던 너는 미쳐버리게 될거야. 그건 알아두는게 좋아'
"과연, 기억해 둘게요. 죽을 것 같은 때는 분명히 힘을 빌릴거라고 생각하지만요"
'꽤나 터프하구나, 너는'
"지키고 싶은 것, 쟁취하고 싶은 것... 그것들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줘요. 망설임도 주저도 있지만... 때가 오면 각오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저를 살려준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곤란하네, 내가 해줄 수 있는 어드바이스가 없어... 꽤나 많은 이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해왔지만, 너는 충분히 심지가 강해... 네가 어떤 길을 걸을지 기대가 되네'
그래, 하등 문제 없다. 지금의 나라면 짊어질 수 있는 무게이다.
'하지만 하나는 알아 둬, 너 자신이 강해진다고 해도... 네 주위까지 그럴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그건 기억해뒀으면 해... 네가 사람을 사랑한다면 더욱 더 말이야'
...윽!
"그건 카멜리아에 대한..."
'그녀 뿐만이 아니야. 너와 관련된 사람들 전부에게 해당되는거야. 오히려 네가 너무 강해져버려서 주위 사람들에게 해가 미치는 일도 있을 수 있어.그건 기억해야 할거야'
나 이외의 사람, 그런가... 나는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다.
"지킬게요, 누구도... 상처입히지 않을거에요"
그래, 나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고 싶다고 바랐다.
잊으면 안 된다. 잃기 전에 알게 돼서 정말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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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 애를 보호한거구나"
"맞아요, 성가신 입장이 돼 버렸지만... 이렇게 누군가를 구한다는 것은 좋네요"
S.O.N.G. 본부에 오는건 꽤 오랜만이고, 츠바사 씨와 이렇게 둘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카멜리아의 몸을 자세히 검사하기 위해서는 '연금술'에 자세한 사람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현재 내가 아는 한에서는 엘프나인 단 한 명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쪽은 어떤가요?"
"이미 알고 있는 대로 결사의 잔당을 쫓는 중에, 심포기아의 재현을 시도하려고 하는 미국의 연구기관에 가는 일이 돼서 말이야"
"심포기아의 재현... 그건 참..."
"확실히 재현은 힘들지만, 성유물의 힘을 해석하는 것은 인류의 발전이나 역사를 다시 살피는 일로도 이어져. 그리고 좋은 만남도 있었지"
성유물, 그 존재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이나, 기술혁신의 가능성을 품은 그것은 다툼을 일으키...지만 인류의 내일을 만들어갈지도 모른다.
심포기어나 파우스트 로브를 연구하는건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그건 그렇고 좋은 만남은 뭔가요?"
"그쪽 연구원의 딸인 '샤론'이라는 소녀야. 그녀가 타치바나를 꽤나 마음에 들어해서 말이지. 계속 찰싹 달라붙어 있었어"
"아... 히비키 씨는 호감형이니까요..."
"코히나타와 함께 그녀에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있었어, 이게 그 때의 사진이야"
그렇게 말하면 츠바사 씨가 보여준 것은 한 장의 사진 데이터.
단말기의 촬영 기능으로 찍은 것.
"헤에, 이 아이인가요. 히비키 씨와 같이 있으니 마치 자매같네요"
"여동생같은 아이가 생겨서 타치바나도 꽤 기뻐하고 있었어... 이런 인연도 있구나"
이 또한 S.O.N.G.의 대원으로서, 심포기아 주자로서 세계를 위해 싸워오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만남이었을지도 모른다.
아, 아무래도 검사가 끝난 것 같다.
먼저 엘프나인이 나왔다. 카멜리아는 아직 자고 있는걸까?
"...시오리 씨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어요"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
엘프나인의 표정을 보면...
"카멜리아 씨, 그녀는 '파우스트 로브'를 조작하기 위해 조정된 호문쿨루스에요.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 검사'에서는 놓쳤던거겠죠... 혈중에 독성을 가진 미지의 성분이 검출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저는 계속해서 성분을 해석할거에요. 그리고 바로는 아니지만 그녀를 위해 Rh소일식의 혈액이 필요하게 될테니 사령관님께 보고를"
"그것도 있지만, 나는 카멜리아의 곁에 있어도 되는거야?"
설령 호문쿨루스라고 해도, 그녀에게 마음이 있다면, 그녀가 바란다면 나는 곁에 있어주고 싶다.
"네, 기억을 잃고 있는 카멜리아 씨는 분명 불안할거에요. 그러니, 시오리 씨가 곁에 있어주세요"
"...알았어"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일단은 다행이다 시오리"
검사 결과에 따라서는, 카멜리아와 떨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일단은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다.
혼자는, 쓸쓸하니까.